[앵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제주도로 여행 떠나시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제주도 하면 올레길이 먼저 떠오르지만 크리스천을 위한 순례길도 조성되어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제주 순례길을 이승규 기자가 걸어봤습니다.
[기자]
제주 애월읍에 있는 금성교회 옛터. 순종의 길을 걷는 순례객들은 이곳을 지난다.
부산 수정동 성결교회 청년부가 제주 순례길을 걷기 위해 애월읍에 있는 금성교회를 찾았습니다.
금성교회는 순례길의 첫 번째 길로 '순종의 길'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또, 제주 4.3 사건 당시 순교한 제주 출신 첫 목회자 이도종 목사가 어린 시절 다니던 교회이기도 합니다.
이승규 기자 / 제주
이곳은 금성교회 옛 예배당 터입니다. 제주 순례길 1코스인 순종의 길을 걷는 교인들은 이곳을 지나 이도종 목사 생가 등 총 14.2킬로미터를 순례하게 됩니다.
청년들은 옛 선조들의 신앙 정신을 되새기며 묵상하듯 조용히 순례길을 걷습니다.
[인터뷰] 최성경 / 부산 수정동성결교회
"이곳을 걸으셨던 분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도록 기도하는 마음으로 걷고자 합니다."
[인터뷰] 임준우 / 부산 수정동성결교회
"듣기만 했을 때는 별로 몰랐었는데 제주도에 복음이 들어온 것들을 직접 보면서 더 생동감 있게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다음 찾아간 곳은 제주 시내를 관통하는 다섯 번째 길인 '은혜의 첫 길'. 이기풍 목사가 제주에서 처음 설립한 성내교회에서 시작합니다.
이승규 기자 / 제주
"이곳이 바로 제주 순례길 중 하나인 은혜의 첫 길을 시작하는 제주 성내교회 앞입니다. 은혜의 첫 길은 초기 제주 기독교인들의 열정과 전쟁의 아픔을 이기고 제주 땅에 정착한
피난민 신앙인들의 삶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제주 순례길 다섯 번째 길은 1908년 제주 선교를 위해 제주에 도착한 이기풍 목사의 발자취가 짙게 배어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도종 목사 기념비가 있는 대정교회. 대정교회를 지나는 순례길 네번 째 길은 초보자도 무난하게 걸을 수 있다.
네 번째 길 '화해의 길'은 이도종 목사 순교비가 있는 대정교회에서 시작해 강병대교회와 모슬포교회 등을 만나는 길입니다.
'화해의 길'은 특히, 제주 순례길 안내를 맡고 있는 제주 새밭교회 김형석 목사가 추천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초보자도 무난하게 걸을 수 있고 무엇보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가까이서 느끼며 순례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주 순례길은 제주CBS와 제주도, 제주관광공사가 협력해 지난 2012년 개장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다섯 번째 길인 은혜의 첫 길을 개장하면서 1차로 제주 순례길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제주 새밭교회 김형석 목사는 크리스천들이 순례길을 걸으며 성장에만 급급했던 과거를 회개하고, 미래를 성찰하는 길로 삼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김형석 목사 / 제주 새밭교회
"과거 신앙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오늘 우리가 사는 모습들 또 우리의 신앙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미래 우리 모습을 생각해볼 수 있는 말 그대로 순례길이 아닌가,
나를 찾아가는 길이 아닌가."
현재 제주 순례길은 제주 동쪽 지역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제주CBS는 제주 지역 목회자들과 함께 서쪽 지역 순례길 개발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취재 최현 영상 편집 전호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