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노회 연합회 재건... 현재 15개 노회
기장, 감리 청년연합회도 청년 모임 지원
"연합회 얼마나 지속되느냐 중요"
사회에서, 교회에서 내몰리는 세대가 바로 2030 청년들이다. 최근에는 흩어진 청년들을 모아내기 위한 청년회 조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교회의 청년감소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통계청의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지난 20년 사이 2-30대 개신교인 수는 110만 명이나 줄었다. 1995년 333만 6천 명에 달하던 청년 개신교인 수는 2005년 276만명으로, 2015년에는 241만 명으로 감소했다.
취업의 어려움과 경제적 불안정 등으로 사회에서는 설 자리가 없고, 교회에서는 너무 많은 사역으로 탈진 직전이다.
“옛날과 다르게 요즘 청년들은 너무 바쁘잖아요. 그 와중에도 교회에서 교사, 찬양대도 하고, 임원, 리더로 예배준비도 하고, 정작 청년부 예배 시간에는 몸과 마음이 지쳐서 은혜받고 위로받기가 힘들어요”
이러다 보니 청년부가 아예 사라진 교회도 많다. 예장통합총회 8천8백개 교회 가운데 2천156개 교회, 24%만이 청년부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6천643개 교회에는 청년부가 없다.
◇ 예장통합, 지역 청년연합회 재건 활발
이런 가운데 흩어진 청년들을 모으기 위한 청년 자치회 재건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예장통합 청년회전국연합회(이하 전국장청) 는 지난해 전국 67개 노회에 청년연합회를 조직해 달라는 호소문을 보내고 노회를 찾아다니며 설득에 나섰다. 지난 10여 년 동안 사라졌던 전국청년연합대회를 다시 시작하는 등 지역 조직 재건을 독려했다.
그 결과 지난 해 5개에 불과했던 노회 청년연합회는 1년 만에 15개로 늘었다. 지난 3일에는 순천노회 청년연합회가 7년만에 재기를 선언하는 총회를 개최했다.
계속되는 청년 감소 현실 속에서 교회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심각성을 느낀 청년들의 자발적 움직임이었다.
전국장청 김희도 상임총무는 “어릴 때 같이 교회에서 자라온 친구들이 하나 둘 떠나고 어느 순간 보니 동역자가 없어지더라”며 “청년들이 앞으로 교회를 이어나가야 하는데, 이러다가 내 자녀에게 물려줄 교회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경각심이 들었다”고 연합회 재건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해 9월 임원회를 구성하고 조직한 서울노회 청년연합회는 무려 20년만에 연합회를 재건했다.
지금은 노회 소속 115개 교회 가운데 3-40개 교회만 참여하지만, 사회와 교회에서 치진 청년들이 한 자리에 모여 마음을 나누기 위한 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서울노회 청년연합회 이예찬 회장은 “우리 노회 청년들이 청년감소 현실에 대한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하나 된 공동체로서 함께 극복해나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서울노회청년연합회는 오는 21일 신촌장로교회에서 나눔이 있는 찬양콘서트를 개최한다. 직접 기획하고 준비한 콘서트 자리에서 청년들이 함께 찬양하며 자신들의 고민과 생각의 공감대를 넓혀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 기청, 감청도 청년조직 재점검... “연합회 재건보다 지속성이 관건“
예장통합 뿐 아니라 다른 교단에서도 청년 살리기를 위한 자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청년회전국연합회(이하 전국기청)는 현재 28개 노회 가운데 6-7개 노회에서 청년연합회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전국기청은 노회별 연합회를 재건하는 것 보다 우선 지역 청년들이 모이는 장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해마다 열었던 전국연합수련회도 올해는 포기했다.
전국기청 최은준 간사는 “청년부원이 10명 안팎에 불과한 소규모 교회 청년회는 자체적인 활동이나 행사를 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소규모 교회 청년회끼리 연합해 자신들의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청년회전국연합회(이하 전국감청)는 210개 지방연합회 가운데 20개 정도만 조직돼 있다. 연회연합회는 절반인 5곳이 활동 중이다.
전국감청 백승훈 회장은 “목사가 주도하는 조직보다는 청년들의 자발적 설립 의지가 더 중요하다”면서 “청년들이 모인다고 하면 찾아가서 연합회 설립의 노하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각 교단 청년연합회는 청년연합 조직화가 교회 내 청년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백승훈 회장은 “1차 적으로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것이 문제지만 대형교회에 편중되면서 청년부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지역 조직이 탄탄해지고, 이로 인해 전국조직이 보다 탄탄해진다면, 교단 안에서 청년문제에 대해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교단에서도 청년문제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독청년협의회 EYCK 총무 남기평 목사는 “한국교회에서 청년은 3-7% 수준에 불과하지만 이들을 모아서 지치지 않도록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청년연합회의 ‘지속성’에 주목했다.
남기평 총무는 “청년연합회를 여기저기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1,2년 뒤 임원이 바뀌고 또다시 활동이 중단된다면 재건에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청년 지역연합회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노회의 관심이 절실하다는 거다. 남기평 총무는 “연합회만 만들어놓고 후속프로그램이 전무하다면, 청년들의 관심과 자발적 참여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의 기획과, 이를 뒷받침할 노회, 지방회/연회의 인적, 재정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