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회신학대학교 외경. (사진=장신대 홈페이지)
무지개깃발을 들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 학생들에 대한 장신대 징계에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장신대는 지난 달 26일, 관련된 학생 8명 가운데 5명에게 정학 6개월(사회봉사100시간), 근신(사회봉사 100시간), 엄중경고 등의 징계조치를 내리고, 학생 전원에 반성문을 요구했다.
장신대는 △학교의 학 사행정 또는 교육상의 지도를 따르지 않는 행위를 한 학생 (제1장 제2조 3항) △수업을 방해하거나 수업에 지장을 주는 행위를 한 학생 (제1장 제2조 4항) △불법행사를 개최하거나 허가 없이 게시물을 부착하는 행위를 한 학생 (제1장 제2조 6항) △ 학교 또는 학교구성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학생 (제1장 제2조 8항) 등 4가지 징계규정에 따라 이들을 징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를 받은 학생 당사자들은 이번 징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철회해줄 것을 호소했다. 학생들은 이번 학교의 징계가 부당하다면서, 학생징계규정에 대해 조목조목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아 본래 기획했던 피케팅은 지도 교수의 지도에 따라 취소됐다”면서 “무지개 색 옷을 맞춰 입고 예배를 드린 것은 양심에 따른 개인의 자발적 참여에 의한 행동으로 지도교수의 지도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무지개 색 옷을 맞춰 입고 깃발을 두르고 조용히 예배를 드렸을 뿐, 예배를 방해할 돌발행동은 없었다”면서, “총회의 입장을 따라 혐오와 차별로 인한 성소수자들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뜻을 담은 개인들의 작은 표현”이었다고 수업방해와 불법행사라는 지적에 반박했다.
학생들은 “학교 명예훼손의 주체는 개인 SNS에 게시된 사진을 악의적으로 도용, 편집, 유포해 학내 혼란을 야기할 목적으로 학교를 공격한 외부인들”이라며 오히려 학생들이 명예훼손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장신대 교수들을 향해 “장신 공동체 안에서 자유로이 생각을 나누며, 치열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지켜달라”고 호소하고, 다른 신학생들에게도 함께 연대해 목소리를 내줄 것을 요청했다.
장신대 동문들도 “장신대 혐오 반대 퍼포먼스 학생들에 대한 징계철회”를 요청했다.
이들은 사건의 본질이 잘못 파악됐다며 학교의 징계조치에 유감을 나타냈다. “학생들의 신앙양심의 표현이 의도와 상관없이 악의적 목적으로 유포되고, 학생들은 동성애 옹호자로 낙인찍히게 됐다”면서 학생들을 빌미로 학교를 공격한 외부의 세력에 의해 부풀려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외부의 압력이 무겁다 해도 학교가 학생을 징계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다시 숙고돼야 한다”면서, “학문 공동체로서 건전한 대화와 토론이 이뤄지도록 끝까지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징계철회 청원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며 동참을 요청하고 있다. 현재 장신대 동문을 비롯해 교단 목회자, 일반 개신교인 등 650여 명이 서명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