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습이 적법하다는 예장통합총회 재판국 판결 이후, 첫 주일예배에서 김하나 목사는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자"고 설교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열린 김하나 목사 위임예배.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재판국이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 위임목사 청빙은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린 뒤 첫 주일인 12일. 그동안 명성교회를 세습한 이후, 한 번도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김하나 목사가 주일 3부 예배에서 심경을 밝혔다.
김하나 목사는 히브리서 3장 1절에서 6절까지를 본문으로 '예수를 깊이 생각하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김 목사는 "이럴 때일수록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자"며 세습 인정 판결 이후 술렁이는 사회 분위기 속에 내부 결속을 다지는 듯 보였다.
김하나 목사는 설교 시작 전 주보에 실은 광고를 인용해, "총회 재판국이 청빙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며 "결코 쉬운 판결이 아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목사는 "여전히 걱정하고 우려하면서 기도해주시는 분들이 있다"며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그 길을 신실하게 걸어가자"고 당부했다.
'
김하나 목사는 설교시간 중 예장통합총회 재판국 판결을 두어번 언급하며, '흔들리지 말 것'을 강조했다. 또 판결이 나온 뒤 자신의 마음이 힘들었음을 여러 차례 얘기하기도 했다. 설교를 시작한 지 18년 만에 처음으로 컴퓨터가 아닌, 손으로 설교문을 작성할만큼 힘들었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한주간 많은 소식을 들었다"며 "주일설교에서 무엇을 전할지 고민했다"고 했다. 그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은 주님 앞에 신실하라는 것이었다"며 "어떠한 변명을 하고,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오히려 더 많은 논쟁 속에 빠질 뿐"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어떠한 변명을 하고, 어떠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습니까. 오히려 더 많은 논쟁 속에 빠질 뿐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얘기는 우리 교회가 우리 성도들이 또 저와 많은 교회를 섬기시는 분들이 하나님 앞에 신실해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모습일줄로 믿습니다."김 목사는 "저도 눈이 있고, 철면피가 아니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아프고 어렵고 죄송하고 힘들다"며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하나님이 앞에 신실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사람들이 우리를 의심의 눈길로 바라보는 것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며 "원래 인간은 신뢰 받기에 합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이 우리를 우려와 의심의 눈길로 볼 때, 우리는 더욱 더 신뢰 받기 합당한 유일한 분 하나님을 향해 걸어가야 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만 의지하는 교회로 바로 서야 한다"며 "하나님 앞에 신실함을 회복하고 하나님께 발걸음을 옮기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한편 명성교회는 주보에 예장통합총회 재판국이 내린 판결을 공지하며, 기도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글을 짧게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