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대 반동성애 운동본부가 국민일보에 게재한 광고. 통합 목회자들은 학교 측이 학생들을 징계했음에도 과도한 공격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산하 신학교인 장로회신학대학교를 둘러싼 동성애 논쟁이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장신대 반동성애 운동본부'라는 단체가 일간지에 낸 광고가 이를 부추기고 있다.
장신대가 동성애 논쟁에 휩싸인 건 지난 5월 학교채플 시간에 일부 학생들이 동성애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들고 촬영한 사진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부터다.
학교 측, 학생들 징계하는 등 조치 취해곧바로 논란이 이어졌고, 장신대 측은 지난 6월 관련 학생 5명에게 각각 정학 6개월과 근신, 사회봉사 등의 징계를 내렸다.
학교가 학생들을 징계했음에도 장신대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학교 측은 임성빈 총장 명의의 서신을 발표하고, 학교는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소책자까지 발행했다.
학교 측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으로 일단락된 줄 알았던 장신대 동성애 논쟁은 지난 14일 '장신대 반동성애 운동본부'라는 단체가 국민일보와 조선일보에 낸 전면광고로 인해 다시 불거지는 양상이다.
'통합교단을 동성애로 물들이는 장로회신학대학교, 이대로 보고만 계시겠습니까?'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이 전면광고가, 교단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광고를 게재한 '장신대 반동성애 운동본부'라는 단체의 실체가 모호한데다 장신대를 향한 공격의 수위가 악의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자, 이 단체의 사무총장으로 이름을 올린 포항 목양테마교회 신성환 목사는 "이광선 목사의 부탁으로 이름을 올리긴 했는데, 이렇게 광고가 나갈 줄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신 목사는 "동성애를 반대하자는 뜻에는 동감한다"면서도 장신대를 무턱대고 공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신 목사는 "장신대를 보호하는 것이 곧 모든 신학교와 우리 교단이 보호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운동본부의 고문으로 이름을 올린 안영로 목사 역시 이광선 목사의 권유로 단체에 이름을 올렸다고 말했다.
장신대 반동성애 운동본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 단체는 예장통합총회 총회장을 지낸 이광선 목사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광선 목사는 운동본부와 관련된 말을 꺼내자마자 사무총장에게 물어보라며 황급히 전화를 끊어버렸다.
"학교에 대한 과도한 공격 옳지 않아"예장통합총회 목회자들은 장신대 반동성애 운동본부가 이렇게까지 장신대를 공격하는 의도에 의혹을 품고 있다. 다른 의도가 있지 않는 이상 과도하게 교단 신학교인 장신대를 공격할 이유가 없다는 게 공통된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예장통합총회 한 목회자는 "신학생들이 동성애를 지지한 것도 아니고, 동성애 혐오를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한 것일뿐"이라며 "이 사안을 침소봉대해 논란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예장통합총회의 가장 큰 화제는 교단 재판국의 명성교회 세습 인정 판결이었다. 때문에 다음달 열릴 교단정기총회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불거져 나온 장신대 동성애 논란이 자칫 명성교회 세습 문제의 논점을 흐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