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석 목사, 30년 꾸준히 잊혀진 순우리말 발굴 사용
새가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우리말 다채롭게 활용
[앵커]
초기 기독교는 한글성경을 만들어 우리말 보급에 앞장섰는데요. 지금은 어떨까요? 한글날을 맞아, 아름다운 우리말을 이어가고, 더욱 풍요롭게 하기 위한 노력과 활동을 살펴봤습니다. 천수연 기잡니다.
[기자]
‘오늘날 기독교인들의 삶이 가리산지리산이다.‘
‘홀로 있는 시간이야말로 더불어 삶을 제대로 이루기 위한 밀절미이다.‘
'가리산지리산'은 갈팡질팡, '밑절미'는 바탕이라는 뜻의 순 우리말입니다.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가 지난 2011년부터 4년동안 기독교 잡지 월간 새가정에 요한복음 묵상을 연재하면서 사용한 단어들입니다.
바울 사도의 선언에는 '일매지다(모두 다 고르고 가지런하다)'고 표현하고, 탐욕 많은 제사장들에게는 '발밭다(기회를 재빨리 붙잡아 잘 이용하는 소질이 있다)'는 수식어를 붙여줘 맛깔
김기석 목사는 지난 30년 꾸준히 사라지는 우리 고유어를 발굴해 자신의 글 속에 담아왔습니다.
우리말, 고유어를 살려 쓰는 게 언어를 풍요롭게 하고, 우리 삶의 경험을 풍요롭게 한다는 김기석 목사. 언어 속에는 삶의 경험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김기석 목사/ 청파교회]
"오늘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일종의 삶의 경험에 대한 번역어라고 생각해요. 아름다운 언어들이 사용되어서 ‘아, 우리의 삶의 경험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표현하는 순간 그 경험이 내 것이 되거든요."
김기석 목사의 묵상글을 실은 월간 새가정은 다채로운 언어사용의 장으로써 역할을 해왔습니다.
1954년 창간된 새가정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함께 읽을 수 있는 기독교잡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기독교 창작문학의 장이 많지 않은 가운데서도 칼럼과 수필, 창작 동요와 동화, 소설 등
우리글을 통한 다양한 형태의 신앙고백을 60년 넘게 담아왔습니다.
[전혜선 목사 / 가정생활협회 총무]
"신앙의 공감을 갖기 위해 쉬운 우리말을 써내려가려고 노력했고요. 다양한 문학양식이 이 책에 담겨있기 때문에 우리 말이 다채롭게 표현되었습니다."
환경사랑과 함께 아름다운 우리말을 활용하는 곳도 있습니다.
생태달력을 발행하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각 달마다 우리말 이름을 붙였습니다.
한 해가 시작되는 1월은 해오름달, 단풍이 곱게 물드는 10월은 잎붉은달, 추수감사절기를 지키는 11월은 고마운달로 부릅니다.
[이진형 목사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창조세계의 새로운 변화들, 하나님이 지금 우리를 어떻게 인도하고 계시는 지를 더 친밀하고 가깝게 느낄 수 있고요. 계절의 변화 속에서 우리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존재하고 있는가를 새롭게 느끼는 계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옛 선조들이 남긴 우리 글 한글을 계승 발전시키면서, 오늘날 기독인들의 신앙고백은 한층 다채롭고 풍요로워지고 있습니다. CBS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 이정우 편집 김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