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교회 주요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은혜로교회 신옥주 씨가 신도들을 감금하고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은혜로교회 피해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신옥주 씨의 반사회적이고 패륜적인 행태를 폭로했습니다. 지금도 400여명의 신도들이 신옥주 씨에게 세뇌 돼 남태평양 섬 피지에서 현대판 노예 생활을 하고 있다며 이들을 구출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조만간 한국에 전쟁과 기근이 올 것이라며, 남태평양 섬 피지가 말세의 피난처라고 신도들을 현혹해 이주시킨 은혜로교회 신옥주 씨.
신옥주 씨에게 속아 피지로 간 피해자들은 피지는 낙토가 아니라 폭행과 노동착취의 지옥이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지난 24일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은혜로교회 피해자 기자회견.
피해자들은 가족들과 뿔뿔이 흩어져, 공휴일 없이 주 6일 하루 12시간 이상을 노동해야 했고,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찬문 / 은혜로교회 피해자
"피지 생활은 지옥 그 자체였습니다. 아침 5시 50분에 기상하여 농장과 레스토랑, 건축현장에 투입돼 일했습니다. 주 6일 공휴일도 없이 1년 내내 하루 12시에서 14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일했습니다."
이들은 피지 생활에 불만을 표하기라도 하면 일명 '타작마당'이라 불리는 집단폭행을 가해 행동을 통제하고, 신자들끼리 서로를 감시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찬문 / 은혜로교회 피해자
"자칫 조그만 실수나 불평, 불만, 부정적인 말.. 예를 들면 '힘들다', '기쁨이 없다', '즐겁지 않다' 이런 말들이 입에서 나오거나 인상을 찌푸릴 경우, 표정이 어두우면 바로 보고가 되고 일명 타작마당에 서야했습니다."
피해자들은 타작마당 등으로 인해 사망자도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인권유린과 패륜적 행위에 지금도 노출돼 있는 이들을 구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특별히 한국교회의 관심과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현장음]
"국민 여러분 피지에서 현대판 노예생활을 하고 있는 400명을 제발 구해주십시오.정부 및 관계기관에도 촉구합니다. 피지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안전하게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그리고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빠른 시일 내에 조치를 취하여 주시기를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이들은 또, 은혜로교회가 유령회사를 통해 탈세를 저지르고 외화를 유출시킨 의혹 등도 있다며 국가차원의 조사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정부와 외교부와 합심해 구제해 달라는 청원을 올리는 등 사태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