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문화 시대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이방인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존재합니다. 오랜 시간 이들을 섬기며 친구가 되어준 나섬교회를 오요셉 기자가 소개합니다.
[앵커]
나그네를 섬기는 교회, 나섬교회
지난 주말, 서울 광장동의 나섬교회에선 조금 특별한 선교사 파송예배가 드려졌습니다.
인도로 파송되는 선교사는 한국인이 아닌 인도인.
지난 2000년, 불미스러운 일로 고향을 떠나 한국에 온 판카즈 카필라 목사입니다.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로 살던 판카즈 목사는 복음을 통해 새사람이 됐고, 이젠 그 복음을 전하기 위해 다시 고향 땅으로 향합니다.
지난 18일, 서울 광장동 나섬교회에서 열린 판카즈 카필라, 이혜정 선교사 가정 인도 역파송 예배.
수억 개의 우상과 수직적 계급구조 때문에 복음전파가 쉽지 않은 인도 땅에서 교회와 학교를 세우며 고국의 복음화를 위해 힘쓸 계획입니다
판카즈 목사는 사고뭉치였던 자신의 삶이 180도 바뀔 수 있었던 것은 나섬교회에서 경험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덕분이었다고 고백합니다.
[판카즈 카필라 목사 / 인도]
"저 같은 외국인은 사실 어디서도 사랑받기 쉽지 않습니다. (나섬교회는) 정말 누구보다도 한 몸처럼 저를 사랑해 주셨고 필요할 때마다 기도해주셨고요. 이것보다 큰 사랑이 어디 있을까요? 그 사랑으로 인해서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섬교회와 나섬공동체는 지난 1990년대 초, 유해근 목사가 서울 구로동에서 이주민 선교를 시작하면서 출발했습니다.
교회는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으로 왔지만 차별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온 이주민들의 친구가 되어줬습니다.
[유해근 목사 / 나섬교회 담임목사]
성서에서 과부와 고아와 나그네라고 하는 사람들에 대한 하나님의 관심과 사랑은 특별했습니다. 우리가 이들을 어떻게 돕고 이들과 함께할 것인가는 선택이 아니고 필수예요."
재한몽골인학교를 운영하고 각 문화권 예배를 마련하는 등 이주민들이 공동체 안에서 서로 교제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몽골, 베트남, 이란, 중국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들과 해외 이주민들은 교회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접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에르덴 둑스 / 몽골]
"몽골이나 잘 살지 못하는 나라 사람들은 그냥 기계같이 보고, 함부로 욕도 하고 함부로 일 시키고...(나섬교회는) 힘든 시간이 있을 때 같이 있어 주고 제가 힘들면 '하나님이 계신다 나를 언제나 보호해준다' 그 마음으로 힘을 얻는 거 같아요."
나섬교회의 역파송 사역이 갖는 선교적 의미도 큽니다.
비자문제와 문화적 갈등 등으로 한국인 선교사 파송이 어려운 국가에서 역파송은 효과적인 복음전파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나섬교회는 지금까지 몽골과 베트남, 터키에도 해당 국가의 국민을 선교사로 파송했습니다.
[유해근 목사 / 나섬교회 담임목사]
"선교란 나그네를 순례자 되게 하는 것이고, 나아가 그 순례자 된 사람들을 제자로 만들고, 역파송 선교사로 키워서 보내는 것이 선교의 마지막 길이죠. 과부와 고아와 나그네 같은 사람들을 통해서 하나님 나라의 머릿돌로 세우시는 거예요."
우리 사회의 나그네들을 섬기고 그들을 제자 삼는 나섬교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동시에 다문화 시대 새로운 선교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