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 문화 담당 기자들이 연말을 맞아 세미나를 열고, 올해 기독 문화계의 흐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기독 출판계 분석에 나선 한국기독교출판협회 최승진 사무국장은 "올해 기독교 출판업계가 전체 출판업계의 불황과 함께 심각한 매출 감소를 겪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형 출판사와 대형 기독 출판사들이 다양한 장르의 기획물을 선보이는 등 출판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어, 약진을 기대해볼 만 하다고 전망했다.
최 사무국장은 "사람들의 필요를 파악한 기획도서가 한두 달 사이에 2만 권 이상 팔리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며, "기독교 출판업계가 독자의 필요를 파악하고 거기에 걸맞은 책을 만들어 낸다면 새로운 출판 부흥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출판업계에선 신학 관련 서적의 출간이 많이 증가하면서, 전체 기독교 서적의 30%를 넘어서는 경향도 나타났다.
이는 과거 목회자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신학 서적을 일반 성도들이 읽을 만큼 전문성을 지닌 일반 독자층이 늘어났다는 거로 파악된다.
기독교 베스트셀러는 전년보다 유지 기간이 짧아졌고, 팀 켈러와 조정민 목사를 제외하곤 다작의 베스트셀러를 배출한 저자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또, 동성애와 이슬람, 미투운동과 세습 등 각종 교계·사회 이슈와 관련해 몇몇 출판사가 관련 출판물을 적극적으로 내놓은 것도 주목할만한 변화로 평가됐다.
기독 음반계에서는 유튜브와 개인 CCM 아티스트들의 성장이 주목됐다.
미디어스코프 송재호 콘텐츠사업팀장은 "유튜브가 대중가요를 비롯해 CCM계에서도 새로운 홍보플랫폼이자 음원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또, 예배 음악이 점령하고 있던 음원순위 상위권을 염평안과 김복유 등 개인 싱어송라이터들이 점유한 것도 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흐름이라고 밝혔다.
올해는 교회 세습을 비판한 CCM 아티스트 '묻은' 의 '교회는 요새 습해요' 등을 비롯해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비판하며 교회의 본질을 노래한 곡들이 다수 등장하기도 했다.
기독교 공연계와 영화계도 전반적으로 침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작은극장 광야'와 '시온아트홀'과 같은 기독교 전용 극장들이 문을 열어 기독교 공연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됐다는 것과 영화 '바울'이 관객수 26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한 것 등은 괄목할만한 성과로 평가됐다.
기독교계 문화 기자 모임 세미나에서 영화평론가 최은 박사가 올해 영화계 동향을 발제하고 있다.
영화평론가 최은 박사는 "영화 '바울'의 흥행은 기독교 자체에 대한 관심이나 바울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며, "앞으로도 비기독교인들을 배제하지 않고 기독교적 가치를 전하는 영화가 제작되고 배급돼 영화계와 기독교계가 더욱 화합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올해 기독 문화계는 다소 침체한 분위기 속에서도 분야별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도들이 계속되면서, 희망을 품을 만 하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