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로 422일째 고공 농성중인 파인텍 노동자들이 극도로 체력이 약해진 상태로 단식에 돌입해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 사안을 교회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파인텍 노동자들 곁에서 21일째 함께 단식을 벌이고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 박승렬 목사를 만나 파인텍 문제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최경배 기잡니다.
[기자]
75미터 굴뚝 위에서 고공농성을 이어온 2명의 파인텍 노동자들이 굴뚝농성 421일차가 되는 지난 6일 오후부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사람이 도저히 살 수 없는 공간에서 4백일 넘게 고립돼 생활하는 동안 몸무게가 50킬로그램 이하로 줄어들 만큼 극도로 체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내린 결단입니다.
노동자의 권리를 찾기 위해 목숨을 건 이들의 외침을 교회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 박승렬 목사는 "개신교의 근본 가치는 ‘노동’과 ‘청빈’, ‘근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노동자를 존중하는 풍토가 마련되지 않고서는 교회가 근본 가치를 지켜갈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박승렬 목사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
“한국 사회의 반이 노동자라고 한다면 교인들도 역시 반이 노동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반인 교인들에 대한 배려, 반 이상의 노동자들이 교인으로서 자기의 목소리를 좀 갖고 갈 수 있도록 교회 지도자들이 더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굴뚝 위에서 두번째 겨울을 맞는 노동자들이 안타까웠던 박승렬 목사는 지난달 18일부터 20일 넘도록 함께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승렬 목사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
“성탄의 기쁨은 함께 나눌 수 있게 되길 간절히 바랬는데, 성탄의 기쁨을 함께 나누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매우 안타깝고요, 그리고12월 연말에 돌아갈 수 있도록 조처해 주길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12월 말도 넘어갔습니다.”
박 목사를 비롯한 종교인들이 단식에 나선 이후 첨예한 갈등으로 대화조차 없던 노사 양측이 교섭을 시작했습니다.
박 목사는 "종교계가 노사문제를 중재할 수는 없겠지만, 서로 얼굴을 마주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는 역할은 감당해야 한다"면서 "가장 낮은 곳에서 절박하게 외치는 이들의 소리를 듣는 일은 그리스도인이 해야할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박승렬 목사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
“가장 낮은 곳에서 자기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하는 분들의 그 목소리를 경청해 주는 게 종교인 특별히 하나님의 심성과 모습대로 지음 받았다고 믿고 있는 기독교인들이 우선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굴뚝 농성자들이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면서 이들에 대한 교회와 사회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홍정 총무가 농성 현장을 찾아 사태 해결을 위해 기도했고,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성명을 통해 갈등 해결을 위한 사측의 성의있는 노력과 정치권의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CBS뉴스 최경배입니다.
(장소) 스타플렉스(파인텍 모회사)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행동 기자회견 / 오늘(어제) 서울 목동 서울에너지공사 굴뚝농성장
(영상취재 / 이정우, 정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