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열린 한기총 제25대 대표회장 후보자 공청회에서 김한식 후보(앞줄 왼쪽)와 전광훈 후보(앞줄 오른쪽)가 소견발표하는 모습. 뒷줄에는 한기총 선거관리위원들이 앉아있는 모습.
극우적인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 퇴진을 요구한 청교도영성훈련원 원장 전광훈 목사와 한사랑선교회 대표 김한식 목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후보에 나섰다는 소식, 지난 주에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오늘(23일) 열린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 공청회에선 두 후보가 어떤 발언들을 했을까요? 오요셉 기잡니다.
먼저, 전광훈 후보는 ‘법이 허용되는 범위에서 정치활동을 하겠다’면서도 한기총의 거의 모든 정책을 기독당과 연결시켜 말했습니다.
전 목사는 우선, 각 종교에 대한 정부의 예산지원 불균형을 바로잡겠다고 말했습니다.
전 목사는 불교가 1년에 정부로부터 1천 800억원을 가져가는 반면에 기독교가 받는 지원금은 0원이라며, 근거 없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전 목사는 기독교인 숫자를 감안할 때 최소한 1천 억 원은 지원받아야 한다면서 이 것은 정당으로 맞서야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즉 기독당의 원내진입을 염두에 둔 발언입니다.
< 전광훈 목사 /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 >
“그래서 이것은 정당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 그래야 우리(기독교)도 1년에 2천억 이상을 (가져올 수 있다). 왜 우리가 세금 내는데 불교가 1천 8백억을 도둑질해 갑니까?”
전 목사는 이어 내년 총선에서 우파 정당이 2백석을 못 얻으면 국가가 해체될 것이라며,
교회도 예외가 아니라는 망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 전광훈 목사 /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 >
“내년 돌아오는 총선에서 우파정당이 200석 못 얻으면 국가가 해체된다고 저는 봅니다.
한국교회도 거기서 벗어날 수 없다고 봅니다.
또 다른 경쟁자인 김한식 목사는 공청회 초반에는 전 목사처럼 과격한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며, 신앙적인 표현에 애를 썼습니다.
자신이 한기총 대표회장에 당선되면 극우적인 모습이 아닌 복음주의 입장에서 순수한 교회연합활동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전 목사와의 차별성을 보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자제하던 김 목사의 모습은 점점 극단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김 목사는 특히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에 대해선 순교를 각오하고 막을 것이라며,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 김한식 목사 /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 >
“초대교인들이 순교를 당하면서도 복음을 전했습니다. 이것은 순교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김 목사는 특히 불교와 가톨릭 등 타종단 지도자와 함께하는 7대 종단협의체에서 대표를 맡아 활동하게 된다면 타종단 대표들에게 전도를 하겠다는 망언을 늘어놓기도 했습니다.
< 김한식 목사 /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 >
“한기총이 앞으로 (순번에 따라) 그(7대 종단) 대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런 것을 통해서 다른 종단도 주님께로 돌아오도록.. 저는 전도가 은사입니다.”
어느 후보가 당선이 되든지 간에 극단적인 성향을 보이는 한기총 대표회장 선출을 목전에 두고 있어 교계단체들이 모여 있는 종로5가 분위기는 착잡한 표정입니다.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는 오는 29일 실시됩니다.
(영상취재 정선택, 편집 전호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