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문동환 목사의 장례예배가 열렸다. 장례예배에는 교계인사와 정치인 등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켜봤다.
故 문동환 목사의 장례예배가 12일 서울 수유동에 있는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엄수됐다.
문동환 목사의 유족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정치인과 한국기독교장로회 김충섭 총회장 등 교계인사 그리고 한신대 학생들이 참석해 문 목사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장례예배는 문동환 목사가 교수로 재직했던 한신대학교가 주관했다.
문동환 목사를 떠나보낸다는 슬픔에 장례예배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추도사를 한 이해찬 대표(더불어민주당)는 "문동환 목사의 삶에는 우리 민족 100년의 역사가 담겨 있다"며 "민초들과 함께해 온 삶"이었다고 말했다.
"민중의 아픔 외면하지 않았던 문동환 목사"이해찬 대표에 따르면 문 목사는 고난 받는 민초들의 삶으로 들어가는 것이 곧 구원이라고 봤다. 그렇기 때문에 독재와 억압에 시달리는 민중들을 남의 일이라고 치부할 수 없었다. 결국 민중들과 삶을 함께 하다 보니 옥고를 치르는 등 고난을 당해야만 했다.
이해찬 대표는 "문동환 목사가 꿈꿨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며 "평화와 희망이 넘치는 대한민국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기도는 이재천 총무(한국기독교장로회)가 맡았다. 이재천 총무는 "분단과 분열로 병든 민족의 현실을 아파하며 하늘의 큰 뜻을 펼친 예언자가 바로 문동환 목사였다"며 "고인의 가족에게도 하늘의 위로를 허락해달라"고 말했다.
설교를 한 김경재 목사(한신대학교 명예교수)는 문동환 목사를 가리켜 "새벽을 여는 이"라고 했다. 성경 전체를 넓게 보면 새벽을 여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고 말문을 연 김경재 목사는 문동환 목사가 그렇게 새벽을 여는 이였다고 회고했다.
김경재 목사는 "고인은 이 시대 악의 근원은 신자유주의로 위장한 자본주의적 사고라는 사실을 일찍 알고 경고를 보냈던 분"이라며 "그가 주창했던 생명문화 공동체의 정신을 우리가 이어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동환 목사의 제자 김성재 교수(한신대학교 석좌교수)는 "생이 끝날 때까지 연구를 멈추지 않았던 분"이라며 "우리 민족이 분단의 질곡을 극복하고 새로운 한반도 평화공동체를 일구는 노력을 계속했다"고 강조했다.
김충섭 총회장(한국기독교장로회)과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조사를 통해 고인을 회고하고 고인의 가족들에게는 위로를 전했다. 또 문동환 목사의 손자 맥스 문씨와 평화운동가 홍순관씨 등이 조가를 불렀다.
"생명문화 공동체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문동환 목사는 경기도 마석에 있는 모란공원에 묻혔다. 민주화 운동과 통일운동의 동지였던 형 문익환 목사가 묻혀 있는 곳이다. 북간도 명동촌의 지도자로 불렸던 김약연 목사, 민족시인 윤동주, 문동환 목사의 형 문익환 목사 등 기라성 같은 인물들을 배출한 명동촌에서 태어난 문동환 목사는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났다.
비록 문동환 목사는 떠났지만 그를 추모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 마련됐다. 한신대학교는 오산과 서울 수유리 캠퍼스에 교직원과 학생, 외부인을 위한 빈소를 오는 15일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또 한신대학교 홈페이지에는 직접 찾기 어려운 조문객을 위한 사이버 추모관(http://www.hs.ac.kr/drmoon/index.do)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