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제도변화, 발달장애인 보호작업장 어려움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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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제도변화, 발달장애인 보호작업장 어려움 커

  • 2019-05-01 23:59

"임가공 위주 작업장 수익으론 최저임금 지급 어려운 현실"
"단순 일터가 아닌 발달장애인 돌봄 기관이란 점 간과돼"


[앵커]
장애인 사역에 관심을 지닌 많은 교회들은 장애인 보호작업장을 만들어 발달 장애인을 돌보며 동시에 일자리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장애인에게 적용되는 최저임금 지급 기준을 바꾸면서,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장애인 보호작업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오요셉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발달장애인들의 자활을 돕기 위해 베이커리와 작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동산복지재단의 푸른동산보호작업장.

이곳에는 40명의 발달장애인들이 고용돼 일하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습니다.

장애인들은 이곳에서 단순히 근로 기회만 제공받는 것은 아닙니다.

복지재단 차량으로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 집에 돌아갈 때까지 영화관람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자활 훈련도 받고 있습니다.

발달 장애인들에게 이곳은 일터이자 교육 훈련, 돌봄의 공간인 셈입니다.

[인터뷰]
김호열 목사 / 푸른동산보호작업장 원장
"(발달장애인들이) 일을 해서 경제적 자립을 하는 것도 있지만, 이것에 더해서 이 친구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낮에 가서 일할 수 있고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있는 게 더 중요한거죠."

사진은 본 기사와 상관없음.

 


그런데 최근 정부 정책 변화로 푸른동산보호작업장에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장애인 작업장의 경우 기존에는 일반 기준 근로자 대비 90%의 생산력을 지닐 경우 최저임금을 적용했는데, 지난해부터 그 기준이 70%로 낮아졌습니다.

일한 만큼 급여를 지급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문제는 발달장애인 작업장의 경우 단순 임가공 위주로 일을 하고 근로시간 내내 꾸준한 생산성을 나타내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푸른동산보호작업장의 경우 올해 3월부터 2명의 근로장애인이 최저임금 지급 대상자가 됐는데, 현재 수익 구조론 이들에게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렇다고 장애인을 돌보는 일을 포기할 수도 없기에 보호자와 협의해 근로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호열 목사 / 푸른동산보호작업장 원장
"우리처럼 비영리 기관은 소득이 발생해야지 그들에게 최저임금을 줄 수 있는 상황인데, 그런 소득이 발생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운 환경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최저임금을 줄 수 있는 여건이 되지가 않아요."

이처럼 이윤추구가 목표가 아닌, 장애인들을 돌보고 이들에게 근로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발달장애인 보호작업장의 입장에선 최저임금 지급 기준 변화가 큰 부담입니다.

발달장애인의 경우 70% 이상의 노동력을 인정받는다 하더라도 작업 내용이 단순 조립에 한정돼 있고, 근로를 지속할 수 있는 시간도 적어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근로 이외에도 보호작업장의 중요한 역할은 가족들의 상시보호 부담을 줄여주고, 장애인들에게 출퇴근을 통한 규칙적인 생활과 또래집단과의 교제를 지원하는 등 발달장애인을 돌보고 보호하는 일인데 이런 측면이 간과되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김효빈 / 푸른동산보호작업장 학부모 대표
"집에 오면 자기가 할 수 있는 게(없어요) 친구가 있어요, 뭐가 있어요. 없잖아요. 엄마 입장에서 돈을 많이 벌기 원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벌어야 얼마나 벌어요. 엄마의 마음들은 그럴 거예요. 우리 아이들만 행복하면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장애인들에게 근로기회를 제공하는 보호작업장들이 단순 직업훈련시설로 전환한다거나, 신규 고용을 축소할 것이란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최저임금 지급 확대는 장애인 권익 증대를 위해 필요하지만, 장애 특성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또, 이에 대한 비용 부담을 일방적으로 작업장에 전가해선 안 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종선 교수 / 구세군대학원대학교
"(장애인 고용에) 실질적인 경제적 도움이 될 수 있는 세제 혜택이나 또는 지원금의 확대 이런 것들이 후속 조치로 지원이 (돼야 합니다.)"

장애인을 위한 제도 개선이 오히려 이들의 자활을 돕고자 하는 보호작업장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어, 장애 특성을 고려한 지혜로운 대안이 필요해보입니다.

CBS 뉴스 오요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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