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족한 시간과 치료비 부담으로 병원 진료를 제 때 받기 어려운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무료진료 봉사에 나선 의사들이 있습니다.
정기적인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의 건강을 지켜온 선한 이웃들을 천수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경기도 안산의 한 교회.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무료진료 봉사가 한창입니다.
3년 전 우리나라에 들어온 태국인 수라삭(39세) 씨는 계속된 등과 허리의 통증 때문에 이곳을 찾았습니다.
1년에 한 번 회사에서 해주는 건강검진 외에는 병원을 찾은 적이 없다는 수라삭 씨는 혹시나 큰 병은 아닐지 걱정입니다.
[수라삭(39세) / 태국인 이주노동자]
"오늘 검사했는데 혈압이 높다며 의사선생님이 다시 혈압을 재라고 했는데조금 걱정이 됩니다. "
보건의료 민간단체인 샘복지재단은 수라삭씨와 같이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가기 어려운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무료 이동진료를 연간 4-5차례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무보수로 참여하는 봉사자들 덕분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동진료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치과 전문의 김성근 장로는 지난 10년 간 한 번도 빠짐없이 이동진료에 참여했습니다.
열악한 진료조건에서 쉴 새 없이 환자를 받고 나면 평소보다 더 피곤하지만 항상 기쁨이 솟는다는 게 김 장로의 말입니다.
[김성근 장로 / 분당한샘교회]
"집으로 돌아갈 때는 굉장히 피곤하고 그런 건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걸 뛰어넘는 제 안에 어떤 기쁨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계속 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주리애 집사 역시 어느새 봉사활동 10년을 훌쩍 넘겼습니다.
한 때 의료봉사의 한계를 느끼기도 했지만,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가 있음을 믿고,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환자를 대하고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주리애 집사 / 지구촌교회]
"내가 주인이라고 생각할 때는 모든 걸 내가 원하는대로 치료도 해주고 수술도 해주고 다 완쾌해주려는 욕심인데 그게 아니라 저는 서포트를 하러 간 거거든요. 제가 주인공이 아니고 하나님이 주인공이고요 "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못해 의료비 부담이 큰 데다 야간업무 탓에 좀처럼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은 이주노동자들. 더 많은 이동진료가 진행되길 기대하는 이윱니다.
[정진학 목사 / 열린열방선교교회]
"이렇게 건강검진을 통해 자기 자신의 문제가 있으면 발견하게 된다면 만약 그래서 더 큰 병으로 발전되지 않는다면 그거 하나만으로도 이들에게는 안도감이 있을 수 있는.."
한편 샘재단은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고려인들을 위해 오는 8월 키르기스탄에서 보건의료봉사활동을 펼칠 예정입니다.
자신의 의술을 기꺼이 나누고자 하는 두 기독 의사들도 동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CBS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 정용현 편집 조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