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종교사회 평화 위해선 '관용'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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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종교사회 평화 위해선 '관용' 필요"

  • 2019-05-31 23:35

 

[앵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31일 ‘변화하는 세상과 교회의 선교’를 주제로 에큐메니칼 선교포럼을 열었습니다.

선교신학계에 널리 알려진 독일 출신 신학자 테오 순더마이어 교수를 초청해 다종교사회에서 발생하는 종교와 폭력에 대해 교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최경배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최근 기독교 신앙을 지닌 유력 정치인이 불교 행사에 참석했다가 합장을 하지 않은 것을 놓고 불교계와 보수 기독교계가 서로 상대를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일이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종교적 신념이 사회 갈등으로 표출된 겁니다.

다종교 사회인 우리나라에선 종교 갈등이 폭력으로 이어지는 일은 거의 없지만, 종교 문제로 전쟁을 치르는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생각하면 종교 갈등은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중요한 문젭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교회가 사회와 갈등하며 폭력적 상황을 연출하는 존재로 비쳐지는 현실에서, ‘선교’에 대해 새롭게 고민하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에큐메니칼 선교포럼을 열었습니다.

아프리카 선교사로 사역한 경험을 바탕으로 독일에서 20여 년 동안 선교학 교수로 활동한 하이델베르그대학교 테오 순더마이어 교수는 종교적 근본주의가 폭력적 형태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테오 순더마이어 교수는 과거 오순절 계통의 한 교회에서 겪은 경험을 언급하면서 기독교 신앙 또한 근본주의에 치우칠 경우 나와 다른 생각을 부정하게 되고, 이는 자칫 교회 갈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테오 순더마이어 / 독일 하이델베르그대학 교수)
“기독교의 근본주의자들은 자기들의 추종하는 세력에 대해서 굉장히 엄격하게 판단을 내립니다. 그런 판단을 통해 옳고 그름을 통해서 교회를 갈라놓기 일쑤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교인들이 많이 모이는 오순절 교회에서도 문제가 등장하자 교회가 나누어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테오 순더마이어 교수는 이슬람 국가에서 발생하는 인권유린과 폭력의 문제 또한 극심한 근본주의에서 비롯된다면서, 다종교사회에서 평화를 이루기 위해선 대화할 수 있는 관용의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테오 순더마이어 / 독일 하이델베르그대학 교수)
“관용을 실현하는 데 있어서 대화가 중요한 측면이자 방편이지만 먼저 전제돼야 할 것은 서로가 준비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관용을 위한 대화가 모든 곳에서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테오 순더마이어 교수는 서로 다른 종교인들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선 상호간의 관용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대화의 공간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건설적 관용이 가능한 민주주의적 사회는 물론 관용을 기대할 수 없는 독재주의적 사회에서도 ‘너희 이웃을 네 자신처럼 사랑하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유효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CBS뉴스 최경배입니다.

(장소) NCCK 에큐메니칼 선교포럼 / 31일,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 프란시스홀
(영상취재 / 정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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