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명성교회 부자 세습 재심 판결에 세상의 이목이 집중되어있었죠. 그런데, 예장통합총회 재판국이 약속했던 것과 달리 어제(지난 16일) 판결을 내리지 못하면서, 교단 안팎에서는 총회 재판국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천수연 기잡니다.
[기자]
[강흥구 재판국장 / 예장통합총회 재판국]
"6월에 우리가 약속을 해서 7월에 결론을 내리려고 했는데 오늘 결론을 못 내린 것은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예장통합총회 재판국이 명성교회 세습에 대한 판결을 다음 달 5일 다시 다루겠다고 밝히면서 교단 안팎의 비판이 들끓고 있습니다.
늦은 시각까지 판결을 기다리던 신학생들과 세습을 반대해온 교인들은 판결을 내지 못한 재판국원들에게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총회 의결을 받드셔야지요."
"목사님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으세요?"
명성교회 세습에 대한 판결 연기 소식에 서울동남노회 신임원들과 비상대책위원회는 강한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김수원 목사는 교회의 질서를 위해 세워놓은 법과 원칙의 테두리 안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재판국에 법대로 판단해 줄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김수원 목사 / 서울동남노회 신임원]
"총회 재판국이 질서를 잡아주지 못하면 결국 우리는 누구를 의지하고 뭘 판단의 기준으로 해서 노회 질서를 회복할 수 있겠습니까."
재판국의 올바른 판결을 촉구해온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는 입장문을 내고 재판국이 뚜렷한 이유 없이 또 다시 선고를 미뤘다면서, 이는 총회 재판국이 법의 수행자가 아닌 명성교회의 권력에 눈치를 보는 하수인임을 증명한 것이라고 성토했습니다.
세반연은 지난해처럼 재판국이 총회에서 불신임 받고 전원 교체되는 불명예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교회를 사유화하는 세습이 불법이라는 것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교계원로인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도 재판국의 이유 없는 판결 연기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손봉호 교수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명성교회 세습의 불법성에 대한 판단은 아주 간단한 문제인데 재판국이 이렇게 머뭇거리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명성교회의 세습은 신사참배보다도 더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세습을 유지하는 것은 교회의 명예와 교인들의 명예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목회세습은 안된다는 지난해 정기총회 결의 이후 10개월이 지나도록 판결을 내리지 못하면서 이미 신뢰가 흔들린 통합총회 재판국은 스스로 밝힌 선고기일마저 지키지 못함으로써 더욱 위태한 상황으로 내몰리는 모양샙니다.
또 다시 기약한 다음 달 5일에는 명확한 선고가 내려질 수 있을지 더욱 주목되고 있습니다. CBS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 정선택 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