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식 회계 관리' 베이비박스 주사랑공동체..법인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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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구구식 회계 관리' 베이비박스 주사랑공동체..법인화 논란

  • 2019-07-25 21:06

'137만 달러 외화 기부금 누락' 등 회계 관리 부실 드러나
"종교법인 설립 시 회계 투명성 담보할 수 없어...사회복지법인으로 운영돼야"


[앵커]

주사랑공동체는 수십억 원 대 자산규모에도 불구하고 가족경영 형태로 운영돼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회계 관리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종락 목사 측과 이사회 측은 주사랑공동체의 법인화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오요셉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유무형 자산이 100억 원에 달하고, 연 후원금이 20억 원에 이르는 주사랑공동체.

하지만 회계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초, 주사랑공동체가 두 차례 실시한 내부 감사 보고서엔 개선을 권고하는 수많은 지적사항들이 발견됩니다.

CBS가 입수한 주사랑공동체 내부 감사보고서를 보면 주사랑공동체의 회계 관리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보고서는 "외화 기부금 수령과 정기예금 예치와 관련된 내용이 수입 내역에서 누락됐다"며, "137만 달러에 달하는 외화 기부금이 수지 결산서 이월 잔고 금액에서 누락됐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또, 기초 이월액을 정확하게 기입할 것과 관공서 제출 서류의 사본 관리를 철저하게 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현금으로 수령한 후원금을 정기적으로 입금하도록 절차 개선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회계자료를 엑셀파일로 저장해 보관하면 내용이 변경될 수 있다"며, "출력물을 만들어 상급자가 승인하고 이를 기록으로 보관해야한다"는 기본적인 사안까지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주사랑동체의 가족경영과 주먹구구식 회계 관리가 문제로 지적되는 가운데, 이종락 목사와 이사회는 투명한 운영을 위해 주사랑공동체의 사회복지법인화를 추진해 왔습니다.

2018년 4월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이종락 목사와 이사회는 주사랑공동체를 최종적으로 사회복지법인화하는 방향에 대해 결의했었습니다.

기존 사업을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하여 수행하되, 법적 논란이 있는 베이비 박스 사업은 교회 사업으로 남겨두었다가 합법화되면 사회복지법인으로 일원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최근 이종락 목사와 이사회는 법인 설립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이종락 목사가 사회복지법인이 아닌 종교법인을 만들겠다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이사들은 "종교법인이 될 경우 회계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없다"며 "기존에 결의한 대로 사회복지법인으로 가야한다"고 맞서고 있는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종교법인의 경우, 관리 감독이 비교적 느슨하고 결산 서류를 공시할 의무가 없다는 점을 들어 투명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박재형 회계사 / 한서 회계법인
"종교법인 쪽으로 가게 되면 사회복지사업법과 같은 규정이라든가 어떤 관리체계 이런 게 딱히 잡혀있지 않은 것들이 많아서... 아무래도 관리 규정이 미비하다 보니깐 사회복지법인과 같은 관리를 받지 않으면, 후원금에 대한 투명성 이런 부분들이 떨어질 가능성이 좀 높다고 봐야겠죠."

현재 이종락 목사는 이사회에 해산을 통보하고 교회 공동의회를 열어 주사랑공동체를 교회 측에서 운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사회는 "교회의 공동의회는 효력이 없다"며 이종락 목사에게 이사회를 다시 소집할 것과 사회복지법인 설립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이사회가 주사랑공동체를 장악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선, 이사회는 주사랑공동체의 법인화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면 사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취재 정선택, 최내호] [영상편집 전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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