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불법세습으로 갈등을 빚은 예장통합총회 서울동남노회가 오늘(25일) 예장통합총회회관인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임시노회를 열었다.
서울동남노회 수습전권위원회는 이날 임시노회를 주관해 노회장 등 임원을 전원 새로 선출하고 명성교회 문제를 포함해 노회의 현안을 바르게 이끌어갈 것을 당부했다.
임시노회에서는 줄곧 화합을 강조했다. 수습전권위원장 채영남 목사는 개회예배 설교에서 교회가 위협받는 시대라면서, 교회들이 서로 싸우지 말고 하나 돼야 한다고 말했다.
채 목사는 “교회를 위해하려는 세력들이 밀려오고 있다. 교회의 위기다. 이런 위기에 편가르고 싸우면 되겠나. 그러면 원수 마귀만 어부지리 한다”며 서로 용서하고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시노회는 재적 과반수를 가까스로 넘기면서 개회했다. 목사회원 258명 가운데 131명(선교목사 군종목사 13명 포함), 장로회원 124명 가운데 70명이 출석해 52%의 출석률을 나타냈다.
임원선거는 현장에서 직접 후보를 추천받아 진행됐다. 노회장에서부터 부회계까지 9명의 임원 후보는 모두 단일후보로 세워져 당선됐다.
선출된 임원은 △노회장 최관섭 목사(진광교회) △목사부노회장 손왕재 목사(갈릴리교회) △장로부노회장 정창석 장로(상일교회) △서기 김성곤 목사(열린교회) △부서기 김경섭 목사(성천교회) △회록서기 윤호식 목사(광주제일명성교회) △부회록서기 강선기 목사(열방교회) △회계 김재복 장로(명성교회) △부회계 현정민 장로(신창교회) 이다.
이들의 임기는 선출일로부터 올 가을 정기노회때까지이며, 가을노회에서 정/부 임원 전체를 선출하기로 했다.
임시노회에서 선출된 임원들은 다음 달 15일 이전에 임시노회를 다시 열어 노회 현안을 처리하고 가을 총회에 파송할 총대를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 반쪽자리 임시노회 .. 표면적 봉합 내부 갈등 여전 드러나
이번 임시노회로 동남노회 수습전권위원회는 사실상 업무를 종료하게 됐다.
위원장인 채영남 목사는 임시노회를 마무리하면서 노회원들에게 “이 노회는 절대 마귀를 웃게 하는 노회가 되지 말고 하나님을 크게 웃게 하는 노회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수습을 위한 노회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이번 노회는 반쪽짜리 행사에 그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명성교회의 세습을 반대하는 노회원들은 사실상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명성교회의 세습을 지지하는 이들로 노회 임원회가 구성됐다. 후보자 추천을 받을 때에도 명성교회 장로들의 추천 발언이 이어지자 채영남 위원장은 “명성교회 장로님들은 그만 하시고, 다른 사람들이 추천하도록 하라”고 만류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에 선출된 노회장은 지난 2017년 세습을 반대했던 김수원 목사의 노회장 승계를 막았던 당시 파행노회에서 노회장으로 선출된 바 있다. 최관섭 목사는 당시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 청빙안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최관섭 목사는 이후 총회법과 사회법에 각각 제기된 노회장 당선 무효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하면서 노회장 자격을 잃었다.
그러나 당시 불법노회장이었던 최 목사는 이번에 다시 노회장으로 당선됐다.
명성교회 교인인 김재복 장로는 회계로 입성하면서 노회 갈등의 원인인 명성교회가 노회 임원회를 다시 주도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번 임시노회의 법 절차적 하자는 전혀 없다는 게 수습전권위원회의 입장이다. 그러나 법 정의 측면에서는 불법세습을 용인한 노회원들이 합법화되는 아이러니로 나타났다.
또 표면적으로는 노회장 등 임원을 선출함으로써 정상화한 것으로 보이지만, 갈등의 원인이 해결되지 않은 채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 진정한 의미의 노회정상화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채영남 목사는 이번 노회가 최선이었느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수원 목사 측이 배제된 채 노회가 진행돼 아쉽다”고 밝히면서도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은 노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지 명성교회 문제 해결은 아니다”라고 다시 한 번 선을 그었다.
여러차례 화합을 강조한 채목사는 "명성교회 문제에 대해 더이상 말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가 정확하게 해결이 나야 한다"면서도 "이 문제가 법으로 풀어지지 않는다"면서 "교회와 노회가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