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임원선거는 오전에 진행해야 했지만, 최관섭 노회장은 갖가지 이유를 대며 선거를 진행하지 않았다. 오전 회무가 끝난 뒤 서울동남노회 회원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앵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가 명성교회 세습을 사실상 인정하는 결정을 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동남노회가 29일 개회했습니다.
서울동남노회는 진통을 겪은 끝에 수습안에서 권고한대로 김수원 목사를 노회장으로 추대했습니다. 명성교회는 김삼환 대리당회장, 김하나 설교목사 결정을 철회했습니다.
이승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김수원 목사의 서울동남노회 노회장 추대는 멀고도 험했습니다.
당초 지난 9월 예장통합총회가 명성교회 세습 사태와 관련해 수습안을 제시하면서 김수원 목사의 노회장 추대를 명시했지만, 회의 진행을 맡은 노회장 최관섭 목사는 임원선거를 미루고 또 미뤘습니다.
회의 순서상 임원선거는 오전에 진행해야 했지만, 최관섭 노회장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선거를 지연시켰습니다.
최관섭 노회장은 총회가 수습안을 결의한 뒤 노회에 행정공문을 보내야 김수원 목사를 노회장으로 추대할 수 있는데, 공문이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임원선거를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최관섭 목사 / 예장통합총회 서울동남 노회장
"행정적으로 뭔가 근거를 가지고 일을 추진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이런 얘기에요. 이거 안 받아들인다는 얘기가 아니니까 여러분 오해하지 마세요."
최관섭 노회장은 '총회 수습안을 인정한다' '김수원 목사를 노회장으로 추대하겠다'고 말하면서도 회의 진행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서기 김성곤 목사는 총회가 제시한 수습안은 수습안일뿐 합의안이 아니라고 발언하면서 총회 수습안마저 인정하지 않는 듯한 말을 해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김성곤 목사 / 예장통합총회 서울동남노회 서기
"그것은 수습안이지 합의안이 아닙니다. 누구하고도 합의가 된 적이 없습니다. 그냥 7명이 수습전권위원회 7명이 그 누구한테도 합의나 협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7개의 수습안을 만들어 가지고 나와서.."
임원선거를 지연해왔던 최관섭 노회장은 오후 4시가 넘어서야 임원선거를 진행했습니다.
노회장에 추대된 김수원 목사는 "하나된 노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수원 목사 / 예장통합총회 서울동남노회 노회장
"우리 임원회나 서울동남노회가 분명한 원칙을 세워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고 공교회에 진정한 평화를 심고 또 어떤 어려움과 고난이 있어도 예수의 십자가의 영성을 가지고 일들을 행하다보면 모든 일들이 원만히 잘 해결될 수 있지 않겠나.."
김수원 노회장과 최관섭 전 노회장 명성교회 관계자 수습위원장 채영남 목사는 노회가 열리기 하루 전인 28일 예장통합총회에서 만나 노회 정상화를 위한 합의안에 서명했습니다.
이 합의안에는 명성교회가 김하나 목사를 설교 목사로 김삼환 원로목사를 임시 당회장으로 세운 결정을 철회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또 서울동남노회가 예장통합총회의 수습안을 받아들임에 따라 지난 10월 서울동남노회의 명성교회 임시 당회장 파송도 철회하고, 수습안대로 11월 3일 이후 다시 파송하기로 했습니다.
김수원 목사가 노회장에 추대되면서 명성교회 세습 사태 이후 2년 동안 파행을 겪었던 서울동남노회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취재 정용현 영상 편집 전호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