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거룩한빛광성교회 정성진 목사가 이달 말, 65세 조기 퇴임을 합니다.
24개 교회를 분립개척 했고 목사 장로 임기제도 도입하는 등 실험적이고 획기적인 제도를 사역에 도입했습니다.
퇴직금도, 원로목사 대우도 마다했다고 알려지면서 신선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파워인터뷰에서 정성진 목사를 만났습니다. 조혜진 기자입니다.
■ 방송 : CBS뉴스 파워인터뷰(CBS TV, 11월 20일(수) 밤 9시 50분)
■ 진행 : 조혜진 선임기자
■ 대담 : 정성진 목사 / 거룩한빛광성교회
◇ 조혜진 : 목사님, 안녕하세요?
◆ 정성진 : 네, 안녕하십니까?
◇ 조혜진 : 목사님, 65세 조기은퇴 선언을 처음부터 하셨고요. 이달 말이면 은퇴를 합니다. 개척한 교회를 떠난다는 것, 어떤 느낌일까요?
◆ 정성진 : 당당하게 말하고 준비해 왔지만, 마음 속에 허전한 마음이..있지요. 없는 건 아니에요. 허전한 마음, 울컥한 마음이 있더라고요. 난 안 그럴줄 알았는데.
◇ 조혜진 : 난 안 그럴줄 알았는데, 울컥한 마음까지. 목사님, 그래서 그 마음을 시(詩)로 한 번 담아보셨다면서요?
◆ 정성진 : 제목 '은퇴유감'. 여느 날과 같이 아침 일찍 일어나 면도를 하다가 갑자기 어디로 가지? 생각을 하는 순간 가슴을 베이고 말았다. 슬픔을 길어 올리지 말자고 수없이 되뇌고 왔는데, '섭섭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왜 섭섭해? 시원하지.' 호기 있게 당당하게 말했는데 가슴 깊이 숨어있던 미련이 울컥 솟아 나온다. 아, 이래서 그랬구나. 놓지 못해 욕먹었던 분들이 조금이나마 이해되었다. 갈 곳이 없는 것도 아닌데, 아직 부르는 곳도 많은데. 오래 있었던 그 자리가 나를 끌어 당긴다. 스스로 앞당겨 내려놓았어도 가슴 한 편에 아쉬움이 쌓여 섭섭함이 되고, 슬픔이 된 것임을 알았다. 어디로 가지?
◇ 조혜진 : 목사님, 그러니까 개척할 때부터 ‘65세에 나는 은퇴다’ 다짐을 그렇게 하셨는데도 불구하고, 막상 은퇴할 때가 되니까 이런 마음이 드신다는 거예요.
◆ 정성진 : 만 64살에 내가 자원해서 끝내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마음 속에 허전한 것은 있더라고요.
◇ 조혜진 : 아, 그런거군요. 목사님, 그런데 은퇴 이후에도 계속 사역 계획이 있으시죠?
◆ 정성진 : 아, 그럼요. 후배들에게 영성을, 다시 한 번 광야의 영성을 가르쳐서 이들이 어려운 골리앗같은 시대에 다윗의 무기를 가지고 나아가 승리했던 것처럼 '다윗의 물맷돌'을 들게 하자, 그래서 '다윗의 물맷돌'이라는 세미나 사역을 계속 할 것이고요.
두 번째는 제가 은퇴하고 원로 목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 광성교회나 운정교회나 개척한 교회들을 제가 나가지 않습니다. 마침 우리가 의료봉사하던 DMZ 안에, 철책선 안에 있는 교회가 있는데, 그곳을 우리에게 사달라고 인수해달라고 제안이 왔어요. 우리 교단 교회인데.
◇ 조혜진 : 작은 공간인가요?
◆ 정성진 : 네, 45평짜리 집을. 그래서 아, 이거 잘 됐다. 그래서 제가 개인적으로 인수하고, 거기에다가 지금 기도원을 세웠어요. 통일을 위해서 거기서 평생 기도하다 죽겠다... 그래서 ‘통일 기도의 집’ 저는 이제 '해마루 수도원'의 수도원 원장입니다. 교인은 없습니다. 하하.
◇ 조혜진 : 목사님, 은퇴식 곧 하시죠? 은퇴식을 특이하게 하신다고 들었어요.
◆ 정성진 : 고등학교 때 학예부장을 하면서, 시집(詩集)을 언제나 끼고는 살았어요. 대략 200권을 지금도 서재에 갖고있고.
◇ 조혜진 : 문학소년이셨군요?
◆ 정성진 : 아, 그럼요. 그런데 가끔 어떻게 쓴 시(詩)를 설교에서 인용하고. 이런 것들을 교인들이 은퇴준비위원회에서 시(詩)를 한 번 모아보자 그래서 74수를 모았고, 이제 시집을 발간하게 되면서 또 우리 작곡팀이 있는데, 그분들이 시(詩) 중에서 11곡을 작곡했어요.
◇ 조혜진 : 그럼 노래로 만들어진 거예요?
◆ 정성진 : 네, 그래서 전부 녹음을 마쳤고요. 그걸 음악회, 시낭송, 음악, 이렇게 해서 연주회를 한 시간, 그래서 예배 한 시간, 연주회 한 시간 그렇게 하는 은퇴식을 하기로 해서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재미가 있죠. 저를 잘 보내주고 싶다는 마음이 교인들에게 든 것 같아요.
◇ 조혜진 : 정말 따뜻하고 아름다운 그런 은퇴식이 될 것 같습니다. 목사님, 목회를 쭉 돌아보실 때요.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어느 순간이다’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 정성진 : 저는 평신도 중심 사역을 어느 정도 완성했다고 그럴까요? 그게 어떤 얘기냐면 재직회에 360개의 사역부서가 있는데, 거기에 부장과 위원장, 한 36개 되는 위원장을 100% 아래로부터 자신들이 선출해 왔어요. ‘평신도 신학’이라고 하는 걸 우리 신학교 때 금서와 같은 진보적인 책이었는데, (핸드릭) 크래머의.
그런 걸 받고 그렇게 사역을 꿈꿨고, 평신도들의 가지고 있는 달란트들을 전부 끌어내서 그들이 일하게 하는, 주인되게 하는 은사중심적인 사역을 꿈꿨는데 그것이 미흡하지만 어느 정도 완성이 된 상태에서 이제 목회를 마칠 수 있게 돼서 참 감사하죠.
◇ 조혜진 : 목사님, 떠나시면서요. 혹시 후배 목사님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혹시 있으세요?
◆ 정성진 : 우리는 가장 성장시대의 마지막 열매를 땄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이제 다음 시대는 어렵다고 보는데, 가난한 영성을 가진다면, 시대를 이기기가 좀 쉽지 않겠는가. 가난한 영성, 예수의 영성이 아니겠는가. 그런 것을 사모하고, 그것을 추구한다면 어려운 시대가 있겠는가.
◇ 조혜진 : 네, 목사님의 은퇴 후 사역도 응원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