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개신교인들의 종북몰이가 심해지자, 김형국 목사는 자신의 SNS에 해명글을 올리기도 했다.
[앵커]
최근 일부 보수 개신교인들이 북한 돕기에 앞장섰던 교계인사들을 대상으로 무분별한 종북몰이에 나서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단지 북한을 돕자고 하거나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말했다는 이유로 종북좌파로 몰아붙이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이승규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한 보수 목회자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입니다. 손봉호 장로를 향해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 골수 좌파라고 말하는 장면이 영상을 통해 여과 없이 나가고 있습니다.
김00 목사
"손봉호 장로 당신은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김정은이 실제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고 이리저리 꼼수를 피고 있다고 하는 거 세상이 다 알고 있는데, 손봉호 장로님 당신만 모릅니까. 골수 좌파죠. 골수 좌파."
손봉호 장로를 종북좌파로 몰아붙이는 영상은 누구나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흔합니다.
손봉호 장로 / 고신대학교 석좌교수
"내가 뭐 그 사람들이 말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으로 만족을 하고, 또 오히려 가짜를 말하는 사람들에게 욕을 먹는 건 오히려 명예가 아닌가. 그렇게 느긋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보수 개신교인들에 의한 종북몰이 피해자는 손봉호 장로뿐만 아닙니다. 나들목교회 김형국 목사에게도 종북좌파라는 딱지가 붙은 지 오랩니다.
김형국 목사는 최근 자신의 SNS에 "극단적인 북한 정권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많은 고민과 논의가 있어야 할 부분"이라며 "대북 해결책이 햇빛이냐 강공이냐에 따라 종북 반북으로 나눠 서로 적대하는 상황은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해명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성서한국을 비롯한 많은 교계 단체와 인사들이 가짜뉴스에 의한 종북몰이의 희생양이 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종북좌파라는 딱지가 붙은 이유는 매우 단순합니다. 북한 주민을 위한 인도적 지원을 계속 해야 한다거나 북한 핵 문제를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발언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손봉호 장로는 꾸준하게 북한 주민 돕기 운동을 펼쳐왔으며, 김형국 목사도 북한 주민을 인도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왔습니다. 이들이 일부 보수 개신교인의 주장대로 종북좌파로 불릴만한 행동을 한 것도 아닙니다.
손봉호 장로는 좌든지 우든지 이념에 몰두하는 것은 우상숭배라며 이념을 기준으로 성경을 바라보기 때문에 희생양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손봉호 장로 / 고신대학교 석좌교수
"좌든지 우든지 이념에 몰두하는 건 저는 우상숭배라고 생각합니다. 이념에 몰두된 사람들을 보면은 그 이념을 기준으로 해서 성경을 판단하고 도덕성을 판단한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우냐 좌냐 표준이 되어 버리는데 이건 우상입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가짜뉴스들이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전문가들은 가짜뉴스를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행위만큼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정재영 교수 /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특히 누군가 유포하는 거 자체를 막기는 어렵겠지만 이런 것들이 우리 기독교 공동체 안에 들어왔을 때 내 핸드폰에 들어왔을 때 무분별하게 실어나르는 것은 우리가 주의해야 되고요."
더 이상 가짜뉴스에 의한 종북몰이의 희생양이 나오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취재 최현 영상 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