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통일교 창립자 문선명 총재를 재림메시아로 신봉하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 4일 일산 킨텍스에서 대규모 국제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겉으로는 세계 평화를 모색하는 행사지만 실제는 문선명 총재 사후에도 통일교 왕국 즉 '천일국'이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한 행사라는 지적입니다.
송주열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가 4일 오전 일산 킨텍스에서 2020 월드서밋 행사를 가졌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학자 총재는 서밋 참석자들에게 천일국 백성이라고 규정했다.
4일 오전 8시 킨텍스 전시장 후문입니다.
각국 국기를 단 의전 차량들이 들어오자 레드 카펫 좌우로 취타대와 의장대가 사열합니다.
해외 정상들의 국빈 방문을 연상케 합니다.
킨텍스 정문에서는 버스가 경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들어옵니다.
외국인들이 관광버스에서 내려 킨텍스 행사장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입니다.
행사장 입구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 탓인지 열감지 카메라도 눈에 띕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유관단체인 천주평화연합이 주최한 ‘2020 월드 서밋’ 행사장 모습입니다.
주최 측은 월드 서밋에 120여개 나라에서 6천여 명의 각계 리더들이 공생, 공영, 공의를 위한 평화 콘퍼런스에 참석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통일교 창립자 문선명 총재를 신격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녹취] 월드 서밋 참가자
“오늘(행사는) 문선명 선생님 탄신 100주년 세계 서밋이에요. 그 분이 닦아 놓은 터 위에 한학자 여사님이 세계적인 7개국을 순회하셨어요. 지난해에. 같이 가보시죠. 제가 안내해드릴게요.”
행사 타이틀 역시 문선명 탄신 100주년을 기념한다고 돼 있습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학자 총재 연설에서도 문선명 총재와 자신을 신격화 하는 발언을 쏟아냅니다.
한학자 총재는 “무지한 인간 앞에 하늘이 우리의 부모이심을 알리기 위해 1960년에 문선명 재림메시아와 성혼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여러분 모두가 하늘부모님이 함께하는 천일국의 백성”이라고도 했습니다.
월드 서밋 참석자들이 신정국가를 표방하는 통일교 천일국의 국민이라는 뜻입니다.
[녹취] 한학자 총재 /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2019년 나는 천일국 안착을 선포했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하늘부모님이 함께하는 천일국의 백성입니다. 오늘 2020 월드서밋을 개최하면서 나는 새롭게 천일국 8년을 출발합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 이야기하는 천일국 국가복귀 교리의 핵심은 천일국 문선명, 한학자를 인류의 부모로 섬기고 따라야 구원받는다는 것으로 월드 서밋 참석자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통일교식 신정국가에 동조한 셈이 됐습니다.
한국기독교통일교대책협의회 이영선 사무총장은 “문선명, 한학자 음력생일인 1월 6일을 기점으로 각종 행사가 진행된다.”며, “이번 월드서밋 역시 문선명 탄신 100주년을 맞아 체류 경비를 지원하면서 해외 인사들을 초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사무총장은 “대내적으로는 문선명 사후 교인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것이고, 대외적으로는 교세를 과시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인터뷰] 이영선 사무총장 / 한국기독교통일교대책협의회
“3남하고 7남 한학자 3파전으로 많은 갈등으로 싸우고 있다보니까 이번 행사를 통해서 교인들을 한 곳으로 묶으려는 의도도 있다고 봅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2020 월드서밋'은 5일까지 계속되며, 문선명 총재의 '선', 한학자 총재의 '학'자를 따 만든 선학평화상을 시상하고 마무리합니다.
올해 선학평화상 설립자 특별상 수상자로는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선정됐습니다.
CBS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취재 최현 최내호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