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많은 교회들이 지난 주일 예배를 온라인 또는 가정예배로 진행한 가운데, 일부 교회들은 예배당에 모여 예배를 드렸습니다.
각 교회들은 감염 예방을 위한 7대 수칙을 준수하며 방역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지만, 감염병 확산에 대해 우려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오요셉 기잡니다.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감염병 확산을 막아야 하는 방역당국과 신앙의 본질을 고민하는 교회의 판단이 엇갈렸습니다.
정부가 종교시설 등 밀집시설 운영을 15일간 중단해 달라고 권고하자 대다수 교회들이 주일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지만, 일부 교회들은 현장예배를 드렸습니다.
이에 서울시는 대형교회 9곳을 비롯해 현장예배를 진행한 시내 2천 2백여 교회에 감염병 예방 7대 수칙 준수 현장점검에 나서며 철저한 방역을 요청했습니다.
[진성수 팀장 / 서울시 문화정책과]
"만약에 예배를 드리게 되면 감염병 예방 수칙을 제대로 준수하고 있는지, 그렇지 않으면 수칙을 지켜주실 것을 협조(요청하는) 의도에서 현장을 나와 보게 된겁니다."
지역주민들과 일부 교인들은 "이미 교회를 통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례가 발생한만큼, 현장예배를 통한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이 여전하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서울 구로구 연세중앙교회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예배와 현장예배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평소보다 예배당에 모이는 교인수가 줄었지만 인근지역 주민들은 감염병 확산이 우려된다며 온라인 예배로만 주일예배를 진행해달라고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서울 구로구의 연세중앙교회 앞에서 지역주민들이 집회식 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전환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윤호동 / 수궁동 주민]
"교회 분들이 많이 살고 계세요. 이 지역에. 지금 굉장히 코로나가 심하잖아요. 지역사회에 번지면 큰 재앙이 되니깐 (예배를) 온라인으로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드리는 거예요."
연세중앙교회 측은 "전교인들에게 온라인 예배를 권고하고 있지만, 그래도 예배를 드리러 오시는 분들이 있다"며 "그런 분들만 소수의 인원으로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7대 수칙 준수 뿐만 아니라 차량 소독기를 설치하는 등 그 어느 시설보다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강서구의 치유하는교회 등 현장예배를 진행한 교회들은 예배 참석자들의 이름과 연락처 등을 담은 명단을 작성하고, 교인들이 발열 체크와 손 소독 후에 예배당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등 방역에 힘썼습니다. 예배시 마스크 착용이나 2m 거리 간격 유지도 잘 지켜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서울 시내 한 교회의 현장 예배 모습.
하지만 일부 교인들은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치유하는교회의 한 교인은 "현장예배를 강행하다가 확진자가 나오면 오히려 하나님의 영광을 가릴 것"이라며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으로서 혹여나 주변에 피해를 줄까봐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인은 또, "교회 내부에서도 교회가 현장예배를 강행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며 "전국민적 위기상황에서 교회가 감염 예방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이날 현장예배를 드릴 예정이었던 많은 교회들은 주일예배를 온라인예배로 전환하기로 하고 일반 성도의 교회 출입을 막기도 했습니다.
온라인 또는 가정예배를 진행한 교회들은 교인들에게 예배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 한편 이웃을 위해 감염 예방운동에 동참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취재 최현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