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부 완화하기로 하면서, 한국교회의 주일 현장예배가 다음 주부터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오늘(1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통해 “4월 20일부터 5월 5일까지 16일 동안 종전보다 다소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간 운영 중단을 강력히 권고했던 교회 등 종교시설에 대해서는 ‘운영 자제’권고로 수위를 낮추고, 운영할 경우에는 방역지침을 준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정부 방침에 따라 다음 주일인 26일부터는 예배당에서 현장예배를 드리는 교회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주일 예배모임이 재개되더라도 코로나 이전과 같은 전면 재개는 쉽지 않다. 지금처럼 방역수칙을 지키는 가운데 현장예배가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모든 교인들이 이전처럼 동시에 예배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예배에 대해서는 목회자들도 대체로 수긍하고 있다. 서울의 한 목회자는 “코로나19 상황이 쉽게 종식되기 어려운 만큼, 안전하게 예배드릴 수 있도록 지금과 같이 2m 거리두기 등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목회자도 “지금처럼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예배를 드릴 것”이라면서, “교인들 간 2m 간격 유지를 위해서 예배 횟수를 늘리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교회들은 감염에 취약할 수 있는 고령자를 위해 별도의 예배 모임도 고려하고 있다. 한 목회자는 “교회 외에는 마땅히 갈 데가 없는 고령의 교인들의 경우에는, 예배당에 나오지 못하면서 심적 우울증을 겪는 이들도 있다”면서, “토요일에 이 분들을 위한 예배를 만드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장예배가 재개되더라도 온라인 예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감염의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에서 당장 현장예배에 참여하기 부담스러운 교인들과 호흡기 기저질환이 있는 교인들을 위해서는 온라인 예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일학교 예배도 당분간 온라인예배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의 초중고등학교가 개학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주일학교 모임은 학교 개학 시기와 맞물려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질병관리본부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가 있더라도, 실내 활동에 대해서는 감염에 대한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지역사회 원인불명의 집단발생이 계속되고 있고, 무증상 상태에서 실내 밀접접촉으로 급속하게 감염 전파될 위험이 존재한다”면서, “밀폐, 밀접된 장소에 갈 경우 2m의 거리를 유지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며, 손 씻기-손세정제 사용 등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산 강서구 소재 교회에서 지난 12일 부활절예배를 드린 50대 남성이 어제(18일)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부산에서는 교회를 통한 지역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부산시는 해당 교회를 폐쇄하고, 100여명의 예배 참석자를 전수조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