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A교회 교인들이 담임목사 퇴진을 요구하며 12주째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A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서북노회에 소속된 유력교회로 담임목사의 윤리적인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송주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은평구 A교회.
주일 오전.
수십 명의 교인들이 교회 앞마당에 나와 담임목사 퇴진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마스크를 쓴 채 침묵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90년의 역사를 지닌 교회를 재건하소서’, ‘교인들을 슬프게 하는 김 모 목사를 아웃시켜 주세요’라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교인들의 침묵 시위는 벌써 12주 쨉니다.
왜 교인들이 성경책 대신 피켓을 들었을까?
사건의 발단은 지난 해 10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A교회 사모가 담임목사의 외도 의심 정황을 일부 장로들에게 이야기했고, 담임목사의 거취 문제가 당회에서 공론화 되자 소문은 교인들에게 일파만파 퍼졌습니다.
이 문제로 지난해 12월 임시당회가 열렸고, 당회원들은 담임목사를 1년 안식 후 사임 시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A교회 김모 담임목사는 외도 사실을 부인하고 당회의 권고안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700여 명이 넘는 교인들이 담임목사의 사임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동참하는 등 교회 내 갈등은 더 깊어졌습니다.
[인터뷰] A교회 교인
“목사를 음해하는 사람은 3대가 망한대요.
(기자) 언제 그런 설교를 했어요?
이 사건 터지고 나서 코로나 오기 직전에 그때부터 목사로 인정 안해요 솔직한 말로..”
[인터뷰] A교회 교인
“목사님이 사임을 하셔야 일은 마무리가 될 것 같구요. 그래야 상처받은 영혼들 다시 돌아오고 그동안 무너졌던 교회 역사가 90년이 넘는 교회, 서북노회에서 가장 컸던 교회를 다시 원상회복 시키려면 치유해서 화해해서 지금 목사님을 고쳐서 사용해서는 절대 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일부 교인들은 목양실을 점거하기도 했습니다.
(현장음) “여러분들 불법적으로 한 행동 다 채증 되고 있습니다."
"채증 얼마든지 하십시오.”
담임목사는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김모 목사는 지난 해 10월 여자 고향 후배를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상담을 위해 만난 것이고 외도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김OO목사 / 서울 은평구 A교회
"후배를 만난다는 이야기를 제가 안한 것이 실수라면 실숩니다. 후배를 만나러 간다고 이야기 안했다고..열시는 넘었죠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김 목사는 사모와의 오해도 풀었다며, 평소에 자신의 목회를 반대해온 교인들이 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김OO목사 / 서울 은평구 A교회
"사모가 잘못한 게 있다면 그 이야기도 하지 말지결과적으로 품위를 못 지켰다는 것에 대해는 동의하지만 품의를 못 지킨 것이 탄핵사유는 아니지 않나"
예장통합 서북노회는 A교회 화해수습위원회를 만들어 양측을 화해시키려고 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노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드러난 외도 정황만으로는 김 목사에 대한 잘잘못을 가릴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담임목사가 윤리적인 문제로 도마에 오른 것만으로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인터뷰] 예장통합 서북노회 관계자
"교회는 더 높은 도덕적 수준을 요구하는데 젊은 교인들이나 주변 사람들은 수용이 안된다 결국은 그러면 교회가 다 망해야 정신차리지”
A교회는 90년의 역사 속에 한 때 장년 교인 기준 3천 명이 넘을 만큼 지역사회에서도 유력 교회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런 A교회가 담임목사의 외도 논란으로 교단은 물론 지역사회의 근심거리고 되고 있습니다.
CBS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취재 정용현 최내호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