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중경기노회에 속한 한 목회자가 100여 편이 넘는 설교를 표절해 노회로부터 설교를 할 수 있는 권한인 강도권을 6개월 간 정지당했습니다.
그런데 해당 노회측은 담임목사의 설교표절 사실을 밝힌 부교역자에 대해선 영구 정직 판결을 내려 교인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송주열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과천A교회 서모 목사가 103건의 설교 표절 사실이 드러나 해당 노회로부터 ‘강도권 6개월 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일부 교인들은 서 목사의 설교 표절 사실을 알린 부교역자에 대해선 ‘영구 정직’을 내리는 등 노회 재판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또,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지난 2016년 11월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의 ‘기본으로 돌아갑시다’라는 제목의 설굡니다.
[녹취] 이찬수 목사 / 분당우리교회
“두나미스라는 단어는 영어단어 다이나마이트의 어원입니다. 바울이 위대한 사도가 될수 있었던 것 그는 다이나마이트 같은 파괴력을 가진 복음의 능력을 경험했다는 거에요.”
2019년 7월 과천 A교회 서모 목사 설굡니다.
설교 본문은 물론 제목과 예시, 강조할 때 주먹을 쥔 모습까지 앞서 소개한 이찬수 목사의 설교와 유사합니다.
[녹취] 서OO 목사 / 과천A교회
“두나미스 여러분 이 두나미스는 다이너마이트에서 어원이 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여러분 바울은 그가 위대한 사도가 될 수 있었던 것은요. 다이너마이트 같은 파괴력을 가진 복음의 능력을 경험했기 때문이라는 거에요.”
이찬수 목사의 또 다른 설굡니다.
[녹취] 이찬수 목사 / 분당우리교회
"5년동안 이 모소대나무가 뭘 하는가 알아보니까 위로 뻗어나기보다는"
모소대나무라는 생소한 소재를 설교에 활용했는데 서 목사 역시 같은 예를 들어 설교를 전개합니다.
[녹취] 서OO 목사 / 과천A교회
"이 모소대나무가 4년동안 무엇을 하는가 위로뻗어나기보다는요."
예장합동 중경기노회 재판국은 최근 설교 표절 논란을 빚은 과천A교회 서모 목사가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 경산중앙교회 김종원 목사 설교 등 103건의 설교를 표절, 복제했다며, 강도권 6개월 정지와 6개월 설교클리닉 수료를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A교회 일부 교인들은 서 목사에 대한 징계 수위가 가볍다며 총회에 상소 했습니다.
[인터뷰] A교회 교인
“무조건 목사님을 감싸주면 된다는 게 너무 심한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까 자정이 안 되는 거에요. 설교표절로 재판을 받는 중에도 표절을 하는데 강도권 정지 6개월, 근데 그것도 강도권 정지라는 것은 노회 헌법에도 없거든요.”
정직함이 생명이나 다름없는 목회자가 설교 복제, 표절을 한 것을 두고 담임목사로 인정할 수 없다는 교인도 있습니다.
[인터뷰] A교회 교인
“가짜 목사 같다. 가짜목사 같고 목사가 아니다”
교인들이 더 이해할 수 없었던 건 노회측이 서 목사의 설교 표절 사실을 밝힌 부교역자 김모 목사를 영구 정직시킨 점입니다.
김모 목사는 현재 교회를 떠나 편의점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예장합동 중경기노회 재판국은 설교표절 행위를 한 서 목사에 대한 징계 수위가 결코 작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김찬곤 재판국장은 A교회가 건축 과정에 있는 점과 많은 교인들이 서 목사를 옹호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김찬곤 목사 / 예장합동 중경기노회 재판국장
“교회건축이라는 특수성 있는 과정에서 목사에게 설교 6개월 정지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볼 때는 사형선고랑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설교 표절 사실을 밝힌 부목사를 영구 정직시킨 이유에 대해선 목회 기강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부목사의 영구정직 판결은 재판국이 아닌 노회 정치부가 결정한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김찬곤 목사 / 예장합동 중경기노회 재판국장
“담임목사의 죄를 지적하고 뒤에 앉아서 무언가 조정하듯이 목사에 대해 엄포하고 이런 부분들은 목사로서 윤리적인 문제가 있는 거에요.”
서 모 목사를 만나기위해 과천A교회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서 목사는 언론 인터뷰를 거부했습니다.
[인터뷰] 과천A교회 관계자
“교회 반대하시는 분들의 입장을 대변해서 이야기했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해서 목사님이 마음 상처를 받으셨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 언론을 만나서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저희한테 이야기해주셨고..”
현재 과천 A교회는 담임목사의 설교 표절 사건 이후 300가정 가운데 120여 가정이 교회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설교 표절로 물의를 일으킨 서 모 목사와 이를 재판한 재판국장 모두 예장합동총회 내 목회자 모임인 교회갱신협의회 회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BS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취재 최내호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