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 선교국 양성평등위원회와 여선교회전국연합회, 새물결 등 감리교단 내 11개 단체들로 구성된 ‘전준구 아웃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성범죄 의혹을 받고 있는 전준구 목사에 대한 감리교단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감리교단 내 11개 단체가 전준구 목사 퇴진 운동에 나선 것은 지난달 MBC PD수첩 ‘목사님, 진실을 묻습니다’ 방송 이후 성범죄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 목사직을 유지하도록 해서는 안된다는 교단 내 여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전준구 목사가 서울남연회 감독에 당선되자 감리교단 내 13개 단체들은 ‘전준구 목사 제명과 감독당선 무효를 위한 범감리회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전준구 목사 퇴진 운동을 전개했었다. 당시 공대위는 총회심사위원회에 전준구 목사를 성폭력 관련 범죄로 고발하고, 금권선거 등을 이유로 총회특별재판위원회에 소송을 제기했다.
교단 내 비난 여론이 강하게 일자 전준구 목사는 2019년 1월 감독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이에 전 목사를 상대로 교회법 소송을 제기했던 공대위는 2건의 교회법 소송을 모두 취하했었다.
하지만 PD수첩 방송으로 전준구 목사의 성범죄 의혹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감리교단의 자정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백삼현 여선교회전국연합회 회장은 “(지난 2018년 활동을 통해) 전준구 목사가 감독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간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면서 “피해자의 고통을 직시하지 못하고 교회 내 성폭력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던 것을 반성한다”고 말했다.
백 회장은 “(전준구 목사 퇴진운동을) 다시 시작한다”면서 “정의는 승리한다는 말씀을 믿고, 고통 속에 신음하는 모든 이들과 정의를 위해 일어난 모든 이들 위에 하나님께서 함께 하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공대위는 성명서에서 “피해생존자들이 용기를 내기까지, 그리고 용기를 낸 후에 또 다시 겪어야 했던 더 큰 아픔 앞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피해생존자들과 사회가 우리 감리교회에 ‘회개’하고 돌이킬 기회를 주었다”면서 “이번에야말로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 우리의 잘못을 사과하고 스스로 정화해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대위는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와 서울남연회 책임자는 피해생존자들과 감리회 모든 구성원,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전준구 목사를 즉각 면직·출교하고, 성폭력 범죄를 옹호한 목사들과 장로들 또한 조사해 치리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교회성폭력 근절을 위해 목회자 성윤리규정을 발표하고 성폭력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공대위는 PD수첩 방송 이후 기독교대한감리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전준구 목사 퇴진을 요구하는 글이 게시되고 있지만 다수가 삭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5월 14일부터 6월 3일가지 총 9명이 실명으로 작성한 69편의 글 가운데 35건이 삭제됐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감리회 본부는 홈페이지를 공론의 장으로 여기고 게시판에 올리는 글을 함부로 삭제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계속해서 삭제하는 것은 전준구 목사측을 비호 은닉하는 죄나 진배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공대위는 서울남연회 자격심사위원회와 서초지방회 교역자특별조사위원회에 전준구 목사를 교역자 파송한 결정을 취소할 것을 청원했으며, 서울남연회 심사위원회에는 재정 문제 등을 이유로 전준구 목사를 고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