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총회 준비위원회가 회의를 하는 동안 한기총은 사무실 문을 걸어 잠그고 준비위원회에 참석한 목사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앵커]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전광훈 대표회장의 직무가 정지된 이후 내부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등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기총에 속한 일부 교단들이 이단 해제 논란의 중심에 있는 홍재철 목사를 앞세워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있으나, 전광훈 목사의 직무정지를 이끌어낸 또 다른 비상대책위원회는 임시총회 소집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승규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보수 대표 연합기구로서 지위를 상실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내부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기총에 속한 31개 교단 관계자들은 임시총회 준비위원회를 만들어 8월 11일과 13일 이틀 중 하루를 선택해 임시총회를 열어달라고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이들은 대표회장을 지낸 홍재철 목사를 위원장으로 내세워 하루라도 빨리 임시총회를 개최해 한기총의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홍재철 목사 / 한기총 임시총회 준비위원회 위원장
"한기총 기관장이나 한기총 총회장이고, 한기총의 녹을 먹는 사람이 이런 사태에서 임시총회를 열어서 한기총을 정상화하자는데 반대할 사람이 있습니까. 여러분?"
이우근 직무대행은 임시총회를 열기 위해서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다음달 3일 준비위원회 측 인사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기총 정관 제11조 2항에 따르면 임시총회는 임원 또는 회원 3분의 1이상이 안건을 명시해 요청하면 소집할 수 있다고 되어 있고, 10조 8항에는 임시총회에서는 부의된 안건만 처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홍재철 목사가 임시총회 준비위원장을 맡으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홍재철 목사는 지난 2013년 대표회장 재직 당시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했던 다락방 류광수 목사와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목사를 이단에서 해제해 논란을 만든 바 있습니다. 한기총의 보수 연합기구 대표로서의 지위를 잃어버리기 시작한 건 이때부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홍재철 목사는 교계의 우려와 비판에도 류광수 목사 등을 이단에서 해제했고, 이에 반발한 예장통합총회 등 대형교단들이 한기총을 탈퇴하면서 영향력이 급격하게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홍재철 목사를 중심으로 한 일부 교단들이 임시총회 개최를 요청하고 있지만 전광훈 목사의 직무정지를 이끌어낸 한기총 비대위측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비대위 관계자는 "현재 한기총 구조상 전광훈 목사측 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어 임시총회를 열어도 준비위측의 생각대로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습니다.
보수 연합기구의 대표성을 잃은 지 오래된 한기총. 내부 주도권 다툼까지 벌어져 신뢰 회복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취재 최현 영상 편집 서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