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외세 극복하고 남남갈등 해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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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외세 극복하고 남남갈등 해소해야"

  • 2020-08-10 18:40

"미완의 해방 75년...한반도 평화통일 통해 진정한 광복 이뤄야"

남북관계 경색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9일 부천 성은교회에서 '한반도 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 예배'를 드리고 분단된 한반도의 화해와 치유를 위해 기도했다.

남북 교회는 지난 1989년부터 광복절 직전 주일을 '한반도 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로 정해 해마다 지켜오고 있으며, 2013년부턴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총회 결의에 따라 전 세계교회가 함께 지켜오고 있다.

예배는 남과 북에서 사용하는 성경과 십자가 은총을 통해 이뤄지는 일치를 뜻하는 '한 몸 십자가', 평화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은 백두산 돌이 예배당에 놓이며 시작됐다.

이번 예배에선 남과 북이 하나돼 맞는 진정한 광복, 통일을 위해선 남북통일을 가로막는 외세를 극복하고, 내부적으론 남남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강조됐다.

설교를 전한 한국기독교장로회 육순종 총회장은 "우리의 분단이 외세에 의한 것이었듯, 통일을 향한 길에도 외세의 장벽이 가로막고 있음을 거듭 목격한다" 며 "주변 강대국들은 여전히 한반도 문제를 자국의 이익 관점으로 바라보지, 당사자인 남북의 평화와 번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육 목사는 이어 "그동안 모든 남북선언의 공동 기준은 우리 민족의 운명을 우리 민족이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이었다"며 "정부가 좀 더 자신감과 자주적 의지를 가지고 상징적으로 개성공단 재개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추진해야한다"고 말했다.

9일, 부천 성은교회에서 열린 2020 한반도 평화통일공동기도주일 예배. 참가자들이 종전평화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통일 위해선 교회가 앞장서 남남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육 목사는 "서북청년단의 광기가 21세기 광화문에서 재현되고 있는데, 그 중심에 한국교회, 이른바 반공 기독교가 있다"며 "한반도 평화로 가는 길목에서 교회가 가장 큰 장애물이 되고 있는 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육 목사는 "상대를 괴물로 여기고 악의 축으로만 생각해선 길이 없다"며 "남북 대결과 남남 갈등사이에 자기 희생의 상징인 십자가를 세우고, 교회가 가교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의 인식과 세계관의 변화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며 "의식의 계몽, 새로운 인식과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교회가 노력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홍정 총무는 "남북의 화해와 평화공존의 실현이 민족의 자주독립과 해방을 완성하는 열쇠"라며 "한반도 평화 문제를 이분법으로 환원시켜 정치적 선동을 일삼는 행동을 중단하고 외세의 의존하지 말고 민족의 자주성과 주체성을 지켜 나가야한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남북 관계 악화로 인해 30년 동안 이뤄져온 '8.15 남북공동기도문'이 올해는 북측의 회신 없이 발표됐다.

그동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은 지난 30년 동안 서신 연락 등을 통해 한반도 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을 앞두고 '공동기도문'을 함께 작성해 발표해왔다.

교회협의회는 "북한 조그련 측에 공동기도문 초안을 전달했으나 회신이 오지 않았다"며 조그련에 제안한 초안을 발표했다.

올해 기도문에서 교회협의회는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가 하나님의 정의가 바로 서는 것이라는 점과, 평화를 위협하는 일체의 행동이 중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온 세계는 코로나 19 감염 때문에 크게 위축돼 있다"며 "우리 민족이 해방의 감동을 온전히 누리기를 소원하듯이, 온 세계가 감염병의 포로 상태에서 속히 자유롭게 되길 소망한다"고 기도했다.

예배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 진행됐다.

 


<2020년 한반도 평화통일 남북공동기도주일 기도문>

자비의 하나님!

이 땅이 일본의 강점으로부터 광복의 기쁨을 누린 지 어언 75년, 우리는 올해도 변함없이 8.15를 맞이하였습니다. 주님께서 한/조선 반도에 허락하신 해방의 복음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남과 북/ 북과 남의 그리스도인들은 분단의 현실 때문에 온전히 해방의 기쁨을 누리지 못합니다. 주님, 이 땅을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정의의 하나님!

오래 전 광복을 맞았지만 이 땅은 완전한 독립을 얻지 못하였습니다. 분단과 전쟁, 대결과 증오의 세월은 마치 처음부터 적대적인 두 민족인양, 우리를 찢어놓았습니다. 38도선으로 갈라놓은 외세는 여전히 이 땅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고, 사죄를 거부한 일본은 건건이 훼방꾼 노릇을 합니다. 주님, 이 역사에 제국의 정의가 아닌 하나님의 정의를 바로 세워주시옵소서.

희망의 하나님!

그럼에도 북과 남/ 남과 북의 형제자매가 다시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힘쓰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올해는 처음으로 두 정상이 평양에서 만나 민족사적 합의를 이룬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입니다.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한 평화통일 약속은 진심어린 민족의 마음이었습니다. 주님, 이러한 희망이 시들지 않도록 도우소서.

평화의 하나님!

이 땅에 뿌리 내린 평화의 나무는 지금도 자라나고 있습니다. 때론 외압에 시달려도 삼천리 방방곡곡에서 평화의 열매를 거둘 것을 기대합니다. 바라기는 안보라는 이름으로 행하는 전쟁연습을 중단하고, 보장이란 미명으로 개발하는 모든 무기생산을 그치게 하소서. 주님,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을 맺음으로 북과 남/ 남과 북이 평화공존과 상생의 길을 걷게 하옵소서.

구원의 하나님!

지금 온 세계는 코로나19 감염 때문에 크게 위축되어 있습니다. 우리 민족이 해방의 감동을 온전히 누리기를 소원하듯이, 온 세계가 감염병의 포로 상태에서 속히 자유롭게 되길 소망합니다. 주님, 어려울 때일수록 남과 북/ 북과 남이 서로 하나의 민족임을 자각하고 협력하게 하시며, 당당히 세계 속에서 화해와 평화, 통일과 번영의 새 언약을 선포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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