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성애는 죄인가="">를 펴낸 허호익 전 대전신대 교수에 대해 소속 노회인 예장통합총회 대전서노회 재판국이 면직, 출교 판결을 내리자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료 신학교수와 제자 등이 참여하는 '허호익 목사와 함께 하는 모임'은 지난 22일 “총회 지침과 법리에도 맞지 않는 이유로 은퇴목사를 면직 출교한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해당 재판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허목사와 함께 하는 모임은 “허 교수의 동성애에 대한 학문적 연구와 강연을 토론이나 비판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치리의 대상으로 본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학문의 자유를 현저히 침해한 것“이라면서 “학문과 경건을 추구하는 총회 신학교육 방침에도 어긋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허호익 교수에 대한 무리한 판결이 명성교회 세습 때문이라고 의심했다.
총회 헌법에는 동성애 옹호자에 대해 어떻게 하라는 규정이 없는데도 대전서노회가 무리하게 허교수를 희생양 삼은 것은 허 교수가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했기 때문에 명성 세습을 옹호한 노회 인사들의 표적이 된 것이라는 얘기다.
이들은 총회 차원에서 대전서노회의 이번 판결이 헌법이나 동성애 지침과 부합하는지 조사하고, 부적절한 판결이 재발되지 않도록 환기해줄 것을 요구했다.
허 교수의 모교인 연세대 신학대학 동문회도 24일 입장문을 내고 판결을 개탄한다고 밝혔다.
연신 동문회는 "재판국의 주장은 동성애를 반대하지 않으면 바로 동성애를 찬성하는 것이며, 이는 반성경적이라는 단순 이분법에 근거한다"고 지적하고 "재판국이 이제라도 사람을 죽이는 율법의 굴레를 벗어나, 어이없는 판결을 취소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9일 대전서노회 재판국은 허 교수가 쓴 저서 <동성애는 죄인가="">와 장신대 강의, 외부 특강 등의 내용을 문제삼아 “동성애자와 동성애 옹호자는 교회의 직원, 신학교의 교직원이 될 수 없다는 규정을 위반했다“며 은퇴목사의 직을 면직했다.
허 교수는 기소에 대한 답변서에서, "책과 강의를 통해 성경은 동성애를 죄로 규정하고 있음을 강조했고 동성애는 죄가 아니라고 했다는 내용은 허위이며 무고”라고 주장했다.
허 교수는 이번 재판과 관련해서도 “자신은 현직 교수도 아니고 조기 은퇴한 목사”라면서, “법적으로 치리 대상자가 아닌 자를 치리한 폭거”라고 비판했다. 허 교수는 지난 2017년 교수직을 은퇴하고, 2018년 목사직을 조기은퇴했다.
또, “총회규정 어디에도 동성애를 옹호한 자를 출교하라고 명시한 규정이 없다면서, 앞으로 동성애 옹호자들을 모두 색출해 출교할 것인지” 예장통합총회의 공식 입장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