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9월 정기총회를 앞두고 있는 장로교단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총회 일정을 조정하는 등 대책을 논의하는 가운데, 감리교단은 코로나가 아닌 교단 내부 문제로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차기 감독회장과 각 연회 감독들을 선출하는 선거를 당초 이달 말에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선거권자 선출 절차에 문제가 제기돼 일정을 연기했습니다. 최경배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오는 29일에 진행할 예정이던 감독회장과 각 연회 감독 선거를 2주 연기해 10월 12일에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감리교가 선거 일정을 연기한 것은 선거권자 선출 절차에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감리교는 교단 헌법인 교리와장정에 따라 선거에 앞서 12개 연회별로 선거권자를 선출해 이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해야합니다.
만일 선거권자 선출 과정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선거 자체가 무효화될 수 있는데, 이번 선거를 앞두고 일부 연회에서 선거권자 선출 절차에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감리교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중부연회의 선거권자 선출 절차에 하자가 있다고 판단하고 선거일 전에 이를 개선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선관위는 중부연회에 대한 개선 요구가 지연되자 선거일정을 연기했습니다.
하지만, 중부연회가 선관위 요구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부연회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중부연회 평신도 선거권자 개선 요구를 이유로 선거일정을 연기한 것에 대해 선거일정을 연기하지 말고 예정대로 선거를 실시해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중부연회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임시연회를 개최할 수도, 연회원들의 동의도 구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선거권자 문제는 선관위 결정에 따를 것이며,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은 중부연회에 있지 않고 선관위에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중부연회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법원에 ‘선거권자 선출 결의 유효 확인’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탭니다.
선거권자 선출 문제를 놓고 선관위와 중부연회가 이처럼 대립하는 것은 자칫 선거를 둘러싸고 소송이 제기될 경우 선거비용 등에 대한 책임소재를 묻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중부연회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만큼 선관위는 법원 결정에 따라 선거 진행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감리교단의 차기 리더십을 선출하는 선거를 앞두고 전개되는 이같은 모습은
선거 이후 또 다른 후폭풍을 예상하게 합니다.
감독회장 선거를 놓고 지난 10년 동안 내홍을 겪은 감리교단은 현재 전명구 감독회장의 직무가 정지되고 윤보환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난 감독회장 선거에서 선거권자 선출 절차에 대한 위법성으로 인해 선거무효 판결이 나오고 감독회장 직무정지 가처분 결정이 내려졌던 점을 고려하면, 선거 전부터 펼쳐지고 있는 선거권자 선출 하자 논란은 예사롭게 보이지 않습니다.
또다시 감독회장 선거가 소송에 휘말리지 않도록 감리교 지도부들이 지혜는 물론 마음을 모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CBS뉴스 최경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