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개 기독교 단체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차별금지법 제정을 찬성한다고 밝혔다. 차별금지법이 국회 법사위에 상정됨에 따라 교계에서 찬반 논란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앵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놓고 한국교회 안에서 찬반 논란이 거셉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무엇이고, 이를 둘러싼 오해는 무엇인지, 또 보완할 점은 없는지 오늘부터 네 차례에 걸쳐 살펴보겠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둘러싼 찬성과 반대 목소리를 이승규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지난 6월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포괄적 차볍금지법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이어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되면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국회 통과를 반대하는 보수교계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보수교계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면 동성애 인정과 함께 동성결혼의 법제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절대 제정 불가를 외치고 있습니다.
또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동성애와 성소수자를 우대하는 법이라며, 평등의 원리를 벗어난 역차별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태영 목사 / 한국교회총연합 공동 대표회장 (8월 12일 차별금지법 반대 기도회)
"그럼에도 이번에 발의된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동성애 보호법임과 동시에 동성애 반대자의 처벌법이요, 동성애 찬성의 자유는 있으나 반대의 자유는 없는 역차별법으로 헌법상 신앙 양심 종교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습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건 한국교회총연합뿐만이 아닙니다. 기독교한국침례회를 비롯해 대부분의 장로교단들과 성결교 그리고 각 지역별 교회 연합 단체들도 기자회견 등을 통해 법 제정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미 양성평등기본법과 남녀고용평등법 등 개별적 차별금지법이 있는데도 여기에 더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려는 이유는 바로 동성애와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차별금지법 제정 논의는 지난 2007년부터 있어 왔지만 10년 넘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건 무엇보다 보수교계의 강력한 반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치권도 보수교계의 이같은 강경한 입장을 의식해 법 제정을 미뤄 왔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다른 양상입니다.
정의당 법안과는 별개로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차별금지법을 준비하고 있고,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국회를 향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한 상탭니다.
법 제정과 관련해 교계 안에서 반대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비롯해 교계 진보권과 복음주의권 일부 단체 등은 법 제정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차별금지법이 우리 사회 소수자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막자는 내용이라며, 동성애 인정이나 동성결혼 합법화와는 다른 문제라는 겁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을 지낸 최부옥 목사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반 의사를 표시할 수는 있지만 사랑의 관점에서 이 사안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최부옥 목사 / 한국기독교장로회 전 총회장
"세상 너희들과 우리는 달라. 우리라도 구원 받아야겠어. 이런 입장을 계속 선택한다면 이웃을 잃은 교회, 세상을 등진 교회 그 교회의 존재 이유가 뭐냐는 거예요."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교계 안에서도 본격적인 찬반 논란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취재 정용현 최내호 영상 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