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속적인 교세 감소와 코로나19 장기화 등 많은 목회자들은 목회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현실에 처해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단들이 목회자의 이중직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CBS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목회현장에서 이른바 '생활 목회'를 할수 밖에 없는 현실을 취재했습니다. 오늘은 첫번째로 이중직 목회자들을 만났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택배 배송 중인 구교형 목사.
[기자]
서울 구로구에서 택배 배송을 하고 있는 구교형 목사.
성서한국 사무총장을 역임하는 등 다양한 사역을 펼쳐온 구 목사는 지난 2015년부터 목회와 더불어 택배와 대리운전 등 다른 일들을 함께 해오고 있습니다.
구 목사에게 이중직 목회는 목사이자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가장으로서 마주한 실질적인 현실이었습니다.
동시에 일반 사회와의 접촉점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오늘날 목회 현장에 대한 깊은 고민의 대답이었습니다.
[구교형 목사/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공동대표]
"언제나 목회자로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가정 안에서는 남편이고, 아버지이고, 가족 부양을 해야할 가장이기도 하거든요.
갈수록 선교나 전도의 환경은 계속 악화되고 있는데 가만히 앉아서 마치 찾아오는 손님을 맞이하는 그런 형태의 목회 방식이 앞으로 유지될 수 있을 까에 대한 고민이 있는거죠."
구 목사는 새벽부터 수 시간 물품을 분류하고, 직접 트럭을 운전해 각 주소지로 택배를 배송합니다.
택배 수량이 많은 경우 배송은 늦은 밤까지 이어지고, 끼니는 이동 중 간단하게 해결하거나 걸러야 할 때도 있습니다.
강도 높은 노동 속에서 구 목사는 성도들의 삶을 한층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이야기 합니다.
또, 동료들에게 자연스럽게 복음을 나눌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이시대 이중직 목회자들의 역할을 강조합니다.
[구교형 목사/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공동대표]
"(성도 분들이)이렇게 어렵고 힘들게 돈을 벌고, 가정을 부양하고 생활하는구나 라는 것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됐고.. 이 시대의 목회자로서 함께 일을 해나가는 것은 목회자로서도 굉장히 바람직스럽고, 교회에 새로운 자극이 되는데 있어서도 도움이 된다는 데 확신이 서거든요."
[화면전환]
커피 제조 중인 정지호 목사.
인천 율목동의 한 작은 까페.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이 곳은 정지호 목사가 올해 3월부터 시작한 작은 카페이자 교회입니다.
대형교회 부교역자 생활과 담임목회, 상조 회사 사목 등 다양한 사역을 경험한 정 목사는 지속가능한 목회를 위해 카페를 창업했습니다.
평소부터 관심이 많았던 커피를 전문적으로 배워 1년여 간의 체계적인 준비 끝에 카페를 열었습니다.
[정지호 목사 / 함께하는우리교회]
"사회에 툭 내던져 졌을 때 적어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정도 일을 해나가야 바라보는 교인들도 부담이 덜할 것이고, 그만큼 목회나 생활에 있어서 좀 더 자유함을 얻을 수 있으니까.."
정 목사는 생계 문제가 안정되자 오히려 예배와 선교, 구제 활동 등에 집중하며 보다 능동적인 목회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이야기합니다.
종교적인 색채를 최대한 배제하고 지역 주민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카페를 운영하며, 지역사회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이른바 '동네목사'를 꿈꾸고 있습니다.
[정지호 목사 / 함께하는우리교회]
"이렇게 손을 뻗으면 서로 맞잡을 수 있는 범위까지.. 지역사회에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흔히 말하는 동네목사가 되는 거죠. 동네목사, 동네교인, 동네교회가 되는 방향들을 끊임없이 고민하다보면 그 안에서 좋은 새로운 길들과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최근엔 기존의 택배나 대리운전 등에서 나아가 전문적인 자격증을 취득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중직 목회를 준비하는 콕회자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중직 목회자들은 코로나19로 목회현장의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에서 교단들이 지속가능한 목회를 위해 이중직에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취재 최현 최내호] [영상편집 두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