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지자 교회와 기독교단체가 이웃돕기에 나섰습니다.
사단법인 '함께하는 길벗회'는 인천지역 노숙인과 독거노인 등에게 주먹밥과 방한물품을 전달했습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소외된 이웃을 위한 김치나누기 행사를 열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함께걷는 길벗회' 자원봉사자들이 주먹밥을 만들고 있다.
[기자]
영하권을 기록한 추운 날, 인천 주안역 인근에 긴 줄이 늘어섭니다.
대한성공회 한용걸 신부가 운영하는 '함께걷는 길벗회'가 준비한 주먹밥을 나누기 위해섭니다.
길벗회는 지난 9월부터 매주 금,토,일 노숙인과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이웃들을 위해 주먹밥을 나눠오고 있습니다.
지난 1993년, 인천 지역 빈민 선교를 위해 시작된 길벗회는 발달장애인 보호센터, 그룹홈 등 소외 이웃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무료급식소들이 문을 열지 못하자 거리두기 기준을 지키며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주먹밥을 만들게 됐습니다.
지난 IMF 당시에도 무료 국수식당을 운영하며 이웃들의 허기를 달랬던 길벗회는 현재 코로나19 상황이 그때만큼이나 어려운 상황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한용걸 신부 / 함께걷는 길벗회]
"코로나에 가장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 거리에 있는 사람들, 노인들과 병자들일겁니다. 지금은 경제적 어려움과 동시에 질병이라고 하는 이중고를 가난한 사람들이 겪고 있는 중입니다."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길벗회의 활동은 십시일반 봉사와 후원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4시간에 걸쳐 400인 분의 주먹밥과 된장국, 찐 감자 등을 준비해 직접 전달합니다. 또, 마스크등 위생용품과 추위를 이길 수 있는 겨울외투도 전달합니다.
이들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은 단순한 연민이나 동정, 전도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예수님을 따라 사는 삶의 한 과정일뿐"이라며 매일매일 기적을 경험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한용걸 신부 / 함께걷는 길벗회]
"예수님의 진리의 길을 따라가는 한 방법으로 선택한 일입니다. 이 코로나 시대에서 우리 기독교인들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가난하고 밥을 먹을 수 없는 거리의 사람들에게 다가가야한다는 것이 예수님의 생각이 아니었을까."
[유낙준 주교 / 대한성공회]
"아픈 사람 옆에 아픔을 같이 느끼는 사람이 있을 때 그 아픈 사람이 살아요. 이 전형을 보여준 게 예수님이세요. 성탄절이 가까이 오고 겨울이 더 추워지는데 이럴 때 아픈 사람과 가난한 사람 옆에 그리스도인이 있는 건 정말 이 사회에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주먹밥을 함께 나눈 이들은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시기에 환대와 도움의 손길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주먹밥 나눔 이용자]
"고맙기가 그지 없죠. 없는 사람한테 배고프니깐 오는데, 해주는 사람들이 참 고맙기만 하구만요."
[화면전환]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사랑의 김장나누기 전달식.
교회들의 취약계층 지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김장 나누기 행사를 열고 약 1천 2백 박스의 김치를 소외된 이웃에게 나눴습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장애인대교구는 매해 직접 김장김치를 담갔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김치를 구입해 전달했습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 이영훈 목사는 코로나 19로 모두가 어렵지만 교회의 사랑 나눔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영훈 목사 / 여의도순복음교회]
"(예수님의 가르침은) 소외된 사람들을 사랑하고 섬기라는 것입니다. 어려움 당한 사람을 사랑하고 섬기라는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가운데도 사랑의 김장을 나누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맞는 성탄과 연말을 앞두고, 특별히 더욱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소외된 이웃을 향한 깊은 관심과 도움이 필요해 보입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
[영상취재 정선택 최현] [영상편집 이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