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교회 이상화 목사
어김없이 성탄의 계절이 왔습니다. 이 귀한 때에 자신을 비우시고 낮추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기뻐하고 감사하며 온 세상에 사랑과 평화가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그런데 지금 전 세계가 맞이한 코로나19 팬데믹 앞에서 달력은 12월을 가리키고 있는데 과연 성탄의 계절이 왔는지 자꾸 의심이 듭니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 불 밝힌 성탄 장식은 온데간데없고 성탄의 분위기로 활기차야 할 거리는 어두움과 적막함이 짓누르고 있습니다. 1928년 처음 시작된 구세군 자선냄비 사역도 역사상 처음 실내에서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시종식을 진행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과연 교회와 성도들은 온 세상 사람들이 반드시 전해 들어야 할 구주탄생의 기쁘고 복된 소식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 것인가를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성탄절이 다가올 때마다 늘 떠오르는 익숙한 이야기를 다시 떠올려 봅니다.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었던 1914년, 벨기에 플랑드르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던 영국군과 독일군이 대치하고 있던 크리스마스 전야에 한 병사가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조용히 부르며 참호 밖으로 몸을 드러내자 상대편에서도 이에 화답해 참호 밖으로 나와 서로의 손을 맞잡고 부둥켜안으며 교제를 나눴다는 이야기입니다.
코로나19재난이 시작된 이후 지금 우리 국민들은 마음의 장벽이 무너져 내려 ‘코로나 블루’를 넘어
‘코로나 레드’를 경험하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불안과 두려움, 그리고 분노가 최고조에 달해서 국민정신건강을 위해서 사회적으로 지불해야할 비용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주지의 사실입니다.
이때 성탄의 계절을 맞은 교회가 평화의 왕으로 오신 그리스도의 탄생을 알리는 성탄트리의 불을 더 따뜻하게 밝히고,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에 더 적극적으로 안부를 전하고, 위기상황을 만난 소외된 이웃들을 향해 주님의 손과 발이 되어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리스도의 성육신은 기존하는 세상의 질서를 완전히 뒤집어 놓는 변혁의 진리입니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캄캄한 어두움과 무거운 적막함만이 흐르는 세상의 질서가 평화의 왕 사랑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의 성탄이 가져온 기쁨을 나누는 주님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서 새로운 소망의 질서로 바뀌게 되기를 기대하며 기도합니다.
CBS논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