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극장 재개봉을 앞두고 있던 영화 '교회 오빠'는 코로나 19 유행에 영화관 상영을 포기했고, 뮤지컬 '지저스'는 지난 2월 말 공연을 전면 중단했다.
뮤지컬 전용극장 광야아트센터의 경우 정부의 방역지침에 맞춰 좌석 오픈 수를 줄여 공연을 이어가고 있지만, 평균 관객 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던 지난 3월을 기점으로 3분의 1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잇따라 취소된 찬양집회들까지 올해 기독 문화계는 코로나 19라는 악재를 만나 여느 때보다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코로나19로 기독 문화계의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자료사진)
10일 서울 서대문구 필름포럼에서 열린 기독문화기자단 'CC+'의 소규모 연말 결산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문화선교연구원 백광훈 원장은 "올해 기독 극장은 활로를 모색하기 어려웠고 제작사와 배급사 역시 활동을 중단하면서 기독교 영화의 제작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기독 영화계를 분석했다.
따라서 내년에는 새로운 작품보다는 기존에 개봉된 영화들이 디지털화 되거나 다시 보기의 형태로 재개봉하는 흐름이 기독 영화계에 전개될 것이라 내다봤다.
백 원장은 기독교 공연계 역시 거리두기가 약화될 때 잠시 회복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고전을 면치는 못했다고 봤고, 기존의 전통적인 문화 장르에 더해 온라인 콘텐츠계가 하나의 문화 분야로 떠올랐다고 진단했다.
백광훈 원장은 "다양한 기독 콘텐츠와 채널들이 생성 돼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들과의 소통을 시도했다"며, "온라인이 하나의 크리스천 문화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선교하는 지점을 모색한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10일 서울 서대문구 필름포럼에서 열린 기독문화기자단 CC+에서 발제를 맡은 문화선교연구원 백광훈 원장. (사진 = 손동준 제공)
그렇다면 다양한 문화 변동 속, 내년도 기독 문화계의 과제는 무엇일까.
백광훈 원장은 먼저 기독 문화계에 디지털 소통 역량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기독교인들이 충분히 소비할 만한 양질의 온라인 콘텐츠를 생산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디지털 콘텐츠가 가진 중요한 장점인 시간과 공간의 확장과 상호 작용성에 유의해 관객과 호흡할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를 개발할 것을 당부했다.
또 문화가 지닌 위로와 격려의 힘을 활용해 코로나로 사기가 많이 떨어진 한국교회와 교인들에게 자랑스러운 신앙인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힘을 주는 콘텐츠를 개발할 것과 교회의 본질적 요소인 사회 선교에 주목해 공동의 선을 지향하는 다양한 콘텐츠로 다음세대, 그리고 사회와 소통할 것을 제안했다.
백광훈 원장은 이밖에도 젊은 세대에게 중요한 키워드인 '일상성'과 '재미'를 갖춘 콘텐츠를 개발해 소통할 것을 권면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노력들이 곳곳에서 일어난다면 내년에는 기독 문화계가 침체를 벗어나 전화위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