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 19'로 전국의 모든 교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사임한 목회자들은 새로운 임지 찾기가 더욱 힘들어 공공근로현장에서 막노동까지 해 가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CBS는 연말을 맞아 ‘코로나 19’ 시대의 한국교회를 돌아보는 연속기획 ‘코로나 시대의 한국교회’를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세 번째 순서로 코로나로 인해 사라진 교회와 사역을 포기한 목회현장을 최종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코로나 19’로 인해 전국의 모든 교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미자립교회는 월세조차 낼 수 없어사역을 제대로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역을 포기한 교회까지 하나 둘씩 늘어가고 있습니다.
[오일영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선교국총무]
“아직은 대부분사람들이 고민하고 있는 중이고 실제로 문을 닫은 교회도 극소수지만 있어요. 왜냐하면 매달 내는 임대료 정도를 도저히 감당할 길이 없어서 그냥 접는 그런 상황도 생겨서...”
교회 재정 감소로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이들은 부교역자들입니다.
교회재정이 어렵다보니 자의반 타의반으로 사역을 접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수원목사/남송교회 부목사]
“다른 이유를 대지만 사역자들이 갑자기 두 명이나 그만두고 그 중에 제가 아는 분이
그만두게 됐는데 어려운 상황이죠. 사역지 좀 알아봐주지 않겠느냐 그런 소식도 있고, 그런 분들이 제 주변에 꽤 있는 것 같습니다.”
담임목사든 부목사 이든 간에 코로나 이전에도 사역지 찾기가 힘들었지만 코로나 시대 지금 이 상황에서는 더더욱 어렵습니다.
빈민촌 목회를 시작으로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교회의 부목사로, 또 중형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하다 지난 4월 사임한 이영화 목사.
수개월동안 새로운 임지를 찾아 나섰지만 결국 일 할 수 있는 곳은 목회임지가 아닌
막노동현장입니다.
[이영화목사/주가정교회]
“목사가 나와서 일을 찾으니까 할 수 있는 일이 딱 두 가지가 있더라고요, 대리운전 하나하고 막노동 하는 일 밖에 없더라고요. 그 중에 정부에서 실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자리가 있는데 이것이 희망근로라는 공공근로자리였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열어주시는 길이다 생각하고 시작했죠.”
이목사는 노동일로 하루하루가 힘들지만 성도들의 삶의 애환을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라고 말합니다.
[이영화목사/주가정교회]
“어떤 분들은 20년도 하고 있고 그래서 목사로서 어쩌면 일반 성도들의 삶의 애환을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경기도 고양시 덕이로 조그마한 카페. 네 분의 목회자가 함께 사역하고 있는 ‘씨앗교회’의 예배공간입니다.
씨앗교회는 코로나 이전인 지난해부터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해 교회 유지비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했고, 작고 허름한 공간으로 교회를 옮겼습니다.
이후 코로나로 모두가 어려워지자 허름한 교회마저 없앴습니다.
[이규원목사/씨앗교회]
“지금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저희는 원래 작은교회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나눌 수 있는 자산이라고 하는 것이 교회 보증금밖에 없는 거예요, 그렇다면 우리가 있는 것을 나누는 것이 성경이 이야기하고 믿음의 선배가 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해서 바로 시행했던 겁니다.”
많지 않은 보증금이지만 씨앗교회는 그 보증금으로 성도들에게 기본소득을 주고 있습니다. 기본소득 나눔이 화제가 됐지만 이규원목사는 교회 밖 소외된 이웃을 돕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합니다.
[이규원목사/씨앗교회]
“자신의 일들 때문에 급하여서 그들을 돌보지 못한 오늘의 현실이 굉장히 절망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그 분들을 돕기 위해서 부지런히 애쓰고 있지만 그것들이 너무 역 부족 이예요.”
사역지를 찾지 못해 막노동현장에서 공공근로자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또 성도들에게 조금이나마 경제적으로 보탬이 되기 위해 교회 보증금을 빼 기본소득을 나눠 주는 등 ‘코로나 19’는 목회자들. 특히 작은교회 목회자들의 삶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CBS뉴스 최종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