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했는데 벌써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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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했는데 벌써 10년"

  • 2021-04-26 19:22

'너와나의교회' 창립 10주년...뇌병변 1급 장애 류흥주 목사 "감사할 뿐"
한국교회 장애인 비교·차별 여전... "하나님이 서로 다르게 창조"

[앵커]

목사도 교인도 모두 장애인인 서울의 한 교회가 교회설립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교회가 문을 닫는 현실 속에서 10년을 이어온 것에 감사하다는 너와나의교회를 천수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너와나의교회'가 지난 25일 창립 10주년 감사예배를 드렸다. 뇌병변 1급 장애를 가진 류흥주 담임목사는 "10년을 살아남은 것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기자]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장애인들이 하나 둘 예배당에 들어옵니다. 활동보조인이 필요한 중증장애인들이 대부분입니다.

교인들만이 아닙니다. 담임목사인 류흥주 목사도 뇌병변 1급 장애인입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너와나의교회가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아 감사와 축하의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사실 너와나의교회는 설립 자체가 쉽지 않았습니다. 장애인 목사의 개척이 허락되기 까지는 17년이 걸렸습니다.

8년 전 지금의 예배당으로 이전해올 땐, 주민들의 반대에도 부딪쳤습니다. 10년을 이어온 것이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류흥주 목사 / 너와나의교회]
"막말로 빽이 있는 사람이 없어요. 돈 많은 사람도 없고 목사가 중증(장애인)이다 보니까 성도들을 위해서 뭘 해줄 수 있는 것도 없고, 그래서 처음 목회할 때 1년만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벌써 10년이 됐습니다. 그래서 감사하고요."

재정이 열악해 이웃 교회의 후원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와나의교회는 매년 두 번씩 사회적 십일조를 해왔습니다. 네팔의 장애인 선교를 위해 3년간 후원을 이어왔습니다.

[류흥주 목사 / 너와나의교회]
"주의 일에 참여하고 세상일에 참여하고 그리고 우리가 가진 것을 나누면 그래서 주의 구원을 확장하는 그래서 그걸 보고 사람들이 몰려오는 (교회가 되길 바라요.)"

류 목사의 이같은 목회 방향은 교인들에게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김혜진 / 너와나의교회 청년회장]
"목사님을 뵙고 나서는 대학공부도 할 수 있게 되었고, 졸업도 했고..."

[곽승완 집사 / 너와나의교회]
"친절하고 ... 고마운 교회입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너와나의교회'가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아 감사와 축하의 자리가 마련됐다.

 


류흥주 목사는 한국교회에 비교와 차별이 여전하다면서, 하나님이 서로 다르게 창조하셨다는 것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류흥주 목사 / 너와나의교회]
"장애인들이요, 다르게 창조됐잖아요. 근데 왜 똑같은 걸 요구하느냐, 장애인이 비장애인이 되어야 되는 건 아니잖아요. 장애인은 장애인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거고 그게 하나님의 뜻이거든요."

한편 너와나의교회는 장애인들의 자립과 자활을 위해 유닉센터 설립을 목표로 소속교단인 감리교와 협의를 해나갈 계획입니다. CBS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 정선택 편집 서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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