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북여성들의 민간교류가 시작된 지 올해로 30년이 됐습니다.
평화 통일 여성단체들은 분단 이후 첫 민간교류였던 1991년 아세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 30주년을 회고하면서, 여성이 원하는 통일과 평화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여성들의 주체적인 참여운동이 계속되길 염원했습니다. 천수연 기잡니다.
[기자]
1991년 11월 25일부터 30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아세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민간교류행사였다. (사진제공=평화를만드는여성회 )
1991년 11월 서울에서 아시아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5명의 북측 참가자 등 15명이 판문점을 통해 서울을 방문해 남한 여성들과 주제토론을 벌였습니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한반도에서 이뤄진 민간교류였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회를 비롯한 10개 평화 통일 여성운동단체들이 이 역사적 민간교류 30주년을 맞아 간담회를 마련했습니다.
1991년 5월 도쿄에서 첫 토론회를 시작해 1993년 4월까지 서울과 평양, 다시 도쿄에서 모두 4번의 토론회가 이어졌습니다.
평화통일의 열기가 국내에서 한껏 올랐지만 민간교류가 번번이 거부되던 당시, 남북여성들의 만남이 성사된 건, 남한 여성들이 ‘국제회의’라는 아이디어를 낸 덕분이었습니다.
[이미경 / ‘아시아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 남측 실행위원]
"국제회의 형식으로 한다면 이뤄질 수 없을까 발상의 전환을 해서, 국제적으로 일본을 넣어서 남북일 여성들이 함께하는 국제회의를 제안하자..."
1992년 이어진 평양 토론회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대응을 남북여성들이 공동으로 하기로 결의하는 성과도 거뒀습니다.
[김윤옥 / ‘아시아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 남측 실행위원]
"우리가 같이 할 수 있는 게 남과 북이 위안부 문제다 그렇게 결정을 했어요. 2000년도에 여성국제법정까지 함께 했어요. 기소장 있잖아요. 검사들이 하는 기소장까지도
통일된 기소장을 남과 북이 올리는..."
간담회 참가자들은 30년 전 여성들의 평화통일운동이 오늘에도 주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명숙 전 총리 / ‘아시아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 남측 실행위원]
"민주주의도 만들고 여러가지 제도의개혁도 만들고 여성과 관련한 불평등의 문제도 해소하면서 우리가 평화로운 분단을 극복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주최측은 이번 30주년 기념행사를 북한 여성들과 함께 하길 기대했지만 경색된 남북관계 탓에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면서, 오는 11월 국제토론회에서는 북측 여성들과 함께 하길 기원했습니다. CBS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이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