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공회가 교회 내 학대와 성폭력 예방·조사 지침서인
‘안전한교회 가이드라인’을 펴냈다.2019년 세계성공회가 채택한
안전한 교회 만들기 가이드라인을 번역해 책자로 펴낸 것이다.
아동과 여성, 청소년,사회적 약자를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특히 성폭행 등 성 비위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5가지 조항을 담았다.
[인터뷰] 강하니 사제 /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특히 가이드라인에서는 자신이 가진 권위로 타인을 억누르는 사람이 있는 곳에서 모든 폭력이 발생한다고 이야기하는데요. 특히 교회 사목자 성직자나 직분자들, 그들이 권위를 악용해서 상습적 폭력 그리고 학대를 저지를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것을 경고 하고 있습니다."
■ 방송 : CBS TV <파워인터뷰> 7월 13일(화) 18:10 / 7월 16일(금) 11:40
■ 출연 : 강하니 신부 (서울 성공회 대학로교회 보좌신부)
■ 진행 : 고석표 기자
■ 녹화 : 7월 2일(금) 11:00 (서울 성공회 대학로교회)
◇ 고석표 기자 : 신부님 안녕하세요?
◆ 강하니 신부 : 안녕하세요?
◇ 고석표 기자 : 최근 성공회가 안전한 교회 가이드라인 이런 책자를 발간했다고 들었는데요. 교회 내 성학대와 성폭력예방 지침서라고 들었는데 어떤 책인지 간단하게 먼저 설명해 주십시오.
◆ 강하니 신부 : 2019년에 세계성공회에서는 폭력과 학대로부터 안전한 교회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채택했습니다. 우리 대한성공회 안에서는 양성평등위원회가 그 가이드라인을 우리 안에 소개하기 위해서 번역작업을 계속해서 해왔는데요. 이번에 나오는 가이드라인은 그 작업의 결과물입니다.
이 가이드라인은 사실 교회 내 성폭력에만 국한된 내용은 아니고요. 문서의 처음부터 세계성공회 관구 모든 사람들, 특별히 아동 청소년 그리고 연약한 성인, 사회적 약자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강하니 사제는 "교회는 성문제에 있어 모범이 돼야 함에도 뒷걸음질치고 있고, 가해자의 개인적 일탈 또는 피해자의 부주의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성폭력 은폐 행위는 교회를 회칠한 무덤으로 만드는 것으로, 성 문제 공론화, 기록으로 남겨야 반복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진 이정우 카메라 기자
◇ 고석표 기자 : 그럼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성 비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세계성공회 같은 경우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 궁금하거든요.
◆ 강하니 신부 : 사실 이 가이드라인은 2017년에 세계성공회협의회에서 안전한 교회 헌장을 채택하게 되는데 그것으로 그것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가이드라인입니다. 그 헌장에는 세계성공회 구성원이 우리 교회를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서 지켜야 할 다섯 가지 조항이 있는데요.
폭력이 발생한 경우에 사목적으로 지원한다. 폭력에 효과적으로 대처한다. 성직자와 직분자 사목을 위한 지침을 마련하고 이해한다. 교회 직분을 맡거나 성직자로 서품 받는 과정에서 폭력과 학대에 대한 과거 이력 조사를 통해서 성직 적합성 심사를 해야 한다.
그리고 교회 공동체 폭력과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 교육과 훈련을 통해서 안전문화를 증진해야 한다 하는 다섯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이 규칙을 바탕으로 교회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력에 대처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특히 가이드라인에서는 자신이 가진 권위로 타인을 억누르는 사람이 있는 곳에서 모든 폭력이 발생한다고 이야기하는데요. 특히 교회 사목자 성직자나 직분자들, 그들이 권위를 악용해서 상습적 폭력 그리고 학대를 저지를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것을 경고 하고 있습니다.
이런 권력형 성폭력 경우에는 가해자가 자신의 행위를 부정하거나 혹은 축소하거나 변명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도 이야기하는데요. 가이드라인에서는 가해자가 용서를 구하기 전에 회개를 해야 하는데 그 회개에는 세 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첫 번째는 고백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고백은 자신의 폭력으로 인해서 발생된 모든 피해, 그것들을 자기가 직시하고 또 그것에 유해한 결과에 대해서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것을 이야기하고요. 두 번째는 가해자가 삶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로 가해자 회개에 필요한 것은 배상이라고 얘기합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어떤 피해 상황을 일으켰을 때 적절한 보상, 적법한 배상을 해야만 그 세 가지가 충족되어야만 회개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지침들을 유의해서 그런 교회 내에서 교회 내 성폭력에 대처할 수 있는 절차들을 마련할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 고석표 기자 : 그동안 한국교회 살펴보면 간혹 심심치 않게 성문제가 발생한 경우가 굉장히 많았는데 그동안 한국교회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했다고 보시는지 느끼셨는지 말씀해주십시오.
◆ 강하니 신부 : 교회 내 성폭력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굉장히 관대했다라는 느낌입니다. 어쩌면 세상은 미투 운동, 여성주의 운동, 다양한 여성주의 운동들로 그런 성차별 혐오에 맞서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교회는 하느님의 사랑, 그리스도 복음, 이런 것을 바탕으로 세상에 모범이 돼야 되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문제에 있어선 굉장히 뒷걸음질 쳐오지 않았는가 그런 생각을 합니다.
간혹 언론에서도 교회 내 성폭력이 드러나고 이슈가 되고 그런 일도 있었는데요. 그렇게 될 때에도 교회 안에서는 그것이 공론의 장에서 다뤄지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교회가 가지고 있는 조직의 불평등하고 안전하지 못한 그런 구조들, 그것을 살펴보지 않고 가해자 개인적 일탈이거나 피해자의 부주의 이런 식으로 개인적인 일들로 몰아갔던 것이 어쩌면 지금까지 교회 내 성폭력이 이렇게 큰 문제가 되는데 일조해오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고석표 기자 : 끝으로 어떤 이유에서 우리가 이런 문제를 공론화 시켜야 하는지 언급해주시면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강하니 신부 : 저는 사실 왜 공론화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공론화 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고 싶습니다. 교회 내 성폭력에 있어서 진실을 은폐하고 또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분들이 늘 하시는 말씀 중 하나가 교회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다 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시는데요.
그것은 결과적으로 교회를 구성하고 있는 지체들, 그러니까 우리 안에 있는 양들, 그들을 죽게 하고 떠나보내게 하는 삯꾼의 핑계에 불과하다 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삯꾼의 명성을 지키기 위한 침묵은 결국 교회를 회칠한 무덤으로 만드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안전한 교회 가이드라인에서는 폭력과 학대 사실을 공론화 하지 않으면, 즉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고 또 공개하고 그것을 함께 논의하지 않으면 폭력이 반복된다고 아주 분명하게 이야기합니다.
폭력을 은폐하는 곳에서 폭력이 계속해서 발생한다는 것인데요. 그런 고리를 좀 끊어내기 위해서는 공론화 하는 것, 그것이 가장 필요한 일이고 첫 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성공회 감사성찬례는 정심기도, 그리고 죄의 고백으로 이렇게 시작을 합니다. 저는 공론화가 바로 그런 고백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과정을 물론 교회 내 성폭력을 드러낸다는 것, 이야기한다는 것이 모두에게는 아픈 과정입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과정들을 애써서 이렇게 거쳐나가야지만 상처 입은 피해자, 그리고 아직도 어둠 속에 있는 가해자, 그 모두에게 그리스도의 빛이 전해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 고석표 기자 : 안전한 교회 가이드라인이 우리 성공회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안에 잘 전달되고 교육되어서 피해자 발생하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신부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강하니 신부 : 감사합니다.
< 강하니(루시아) 사제 >
성공회 대학로교회 보좌사제
서울교구 안전한교회만들기 준비위원회 위원장
성공회 양성평등위원회(여성위원회) 위원
[영상제작 : 이정우 최현]
[영상편집 : 서원익]파워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