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정책과 종교의 역할은?

  • 2021-11-15 17:02

경희대 종교시민문화연구소, ‘탄소중립정책과 종교’ 프로젝트 시작
주요 종단 배경 학자들, 추상적 교리 넘어선 ‘탄소 제로’ 실천 과제 모색
"개신교인 '에너지 절약'에서 '에너지 전환' 실천 사회참여 긍정적"
종교인 ‘탄소 제로’ 실천 운동 넘어 국가 정책 수립 제안 목표

지난 8월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안(대안)이 통과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다양한 종교색을 띤 학자들이 함께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을 위한 종교의 실천적 역할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경희대 종교시민문화연구소(소장 송재룡 교수)는 최근 ‘탄소중립정책과 종교’를 주제로 온라인 심포지엄을 열었다.

‘탄소중립정책과 종교’를 주제로 한 온라인 심포지엄은 다양한 종교를 배경으로 한 학자들이 전 지구적 과제로 떠오른 ‘탄소 중립’의 실천적 과제를 도출하기 위해 첫 걸음을 뗐다는데 의미가 크다.

송재룡 경희대 종교시민문화연구소장은 인사말에서 “문명의 위기, 생태위기에 대한 목소리가 수십 년 동안 계속됐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거버넌스나 개인의 삶도 생태 지향적이지 않다”며, “거대한 전환에 종교적 영성이 조그만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책임자 서동은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코로나로 인해서 기후위기나 지구적 차원의 여러 가지 문제가 한 국가만의 문제나 한 특정한 종교만의 문제가 아니고,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며, “세계시민적 차원에서 연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 것 같다”고 연구 취지를 밝혔다.

첫 발제에 나선 전철 교수(한신대 종교와과학센터)는 ‘생태전 전환과 종교-개신교’를 주제로 한미 생태문명 컨퍼런스, 기후위기기독교신학포럼 발족 사례 등 개신교 학계의 노력들을 소개했다.

전철 교수는 “어떻게 하면 문자주의적 종교양식에서 책임주의적 종교양식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과학기술의 도전 앞에 종교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또, “생태문명을 위한 종교와 대학의 역할에 대해 연구하고, 어떻게 국가 정책의 차원으로 생태문명의 아젠다가 도입될 수 있을지 연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너지 전환이 요구되는 시대에 에너지 절약 패러다임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교회에 대한 제언도 나왔다.

신익상 교수(성공회대 과학·생태신학연구소)는 ‘한국 개신교인의 기후변화 인식과 탄소중립 실천의 문제’를 주제로한 발표에서 “개신교인의 대다수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도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에너지절약을 해야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개신교인의 탄소 제로에 대한 소극적 태도를 지적한 것.

그럼에도불구하고 신 교수는 “많은 개신교인들이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을 잘 보존하고 관리해야 된다는 청지기론 외에도 하나님 앞에 인간과 자연은 동등한 피조물이므로 자연도 인간과 동등한 자유와 권리를 갖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개신교인들은 탄소 배출 저감 방안을 알리는 국민계몽운동, 지구온난화를 막기위한 국제적인 차원의 연대운동, 국가정책과 입법위한 시민운동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에너지 절약이라는 사적 실천이 에너지전환이라는 공적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 통로로서 생태적 사회운동 참여 의사가 있는 개신교인이 존재한다는 것이어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심포지엄에서는 유정길 소장 (불교환경연대 녹색불교연구소)이 <불교의 관점에서="" 환경생태="" 문제와="" 기후위기가="" 주는="" 메시지="">를 발표했고, 양기석 신부(가톨릭 수원교구 생태환경위원회)가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수원교구="" 탄소중립,="" 에너지전환="">을 발표했다.

이어 김선영 교당(원불교 시민사회네트워크)이 'stop 1.5℃ 원불교 기후행동'을 발표했고, 김귀만 교수(대진대 대순사상학술원)가 <대순사상의 생태주의="" 연구="">을, 안유경 교수(경북대 영남문화연구원)가 <21세기 생태환경 문제에서의 인간의 역할 고찰>을 발표했다.

연구책임자 서동은 교수는 "탄소중립을 위한 종교간 연대와 대화만으로도 의미가 크지만, 여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탄소중립 정책에도 반영될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많이 본 뉴스

      1 2 3 4

      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