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요양시설 은평의마을 합동장례식…"고단했던 지난 삶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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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요양시설 은평의마을 합동장례식…"고단했던 지난 삶 위로"

  • 2021-12-28 21:33
핵심요약

은평의마을, 2021년 합동 장례·추모 예배
'하늘배웅 봉사단' 통해 노숙인 마지막 존엄 지켜와
"죽음 이기는 부활의 소망 갖고 살아가길"

[앵커]
한국 구세군이 위탁 운영하고 있는 무연고 노숙인 요양시설, '은평의마을'이 올 한해 사망한 생활인들을 추모하는 합동 장례식을 진행했습니다.

참석자들은 이 땅에서 고단한 삶을 살다간 이들을 위로하며 천국을 향한 소망을 함께 나눴습니다. 오요셉 기잡니다.

28일 은평의마을 제2생활관에서 진행된 합동 장례 및 추모예배.  은평의마을 하늘배웅봉사단이 주관하고 웰다잉230(구세군상조)가 후원했다. 28일 은평의마을 제2생활관에서 진행된 합동 장례 및 추모예배. 은평의마을 하늘배웅봉사단이 주관하고 웰다잉230(구세군상조)가 후원했다. 
[기자]
6백여 명의 성인 남성 노숙인들을 돌보며 이들의 자립과 재활을 지원하는 서울 시립 은평의마을.

올 한해 은평의마을에서 생을 마감한 이는 모두 41명입니다. 이중 5명은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은평의마을은 합동 장례식과 추모 예배를 통해 이들을 한 명 한 명 기억하고 추모했습니다.

춥고 고단했던 지난 삶의 아픔을 위로하며 천국을 향한 소망을 함께 나눴습니다.

[홍봉식 사관 / 은평의마을 원장]
"은평의마을 가족들은 하루하루 지내면서 이 땅에서 고단한 삶을 많이 살고 있습니다. 구세군과 은평의마을은 이 분들의 아픔의 자리를 어루만지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합동 장례식을 통해) 떠나시는 분들도 덜 외로웠으면 좋겠고, 남겨진 가족들도 천국의 소망을 가지고 이 땅에서 오늘, 하루 하루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은평의마을은 생활인들로 구성된 '하늘배웅 봉사단'과 함께 삶을 마무리하는 노숙인들의 마지막 존엄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펜데믹 상황 속에선 한 달에 한 번씩 합동장례식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합동 장례식에서 헌화하고 있는 은평의마을 생활인들.합동 장례식에서 헌화하고 있는 은평의마을 생활인들.
합동 장례식엔 고인들과 함께 생활하며 또 다른 가족이 되었던 은평의마을 식구들이 참석해 고인을 향한 마음을 모았습니다.

 [김명석(가명) / 은평의마을 생활인]
"이들은 모두 누군가의 친구였고, 형이었고, 동생이었고, 아버지였고, 아들이었습니다. 이제는 이 분들의 하루 하루 모습이 기억납니다. 주방에선 가족의 식사를 준비했었고, 가족들이 다치지 않도록 나뭇가지를 쳐냈고, 가족들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꽃을 심었습니다."

이들은 또, 그리스도인들에겐 죽음의 아픔과 슬픔을 넘어 부활의 소망이 있음을 되새기며 하루 하루 더 많은 사랑을 나누며 살아갈 것을 다짐했습니다.

[표창윤 사관 / 은평의마을 정서지원부장]
"이 땅에서의 소망을 다 이루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날 수도 있지만, 그러나 우리에겐 부활의 소망이 남아있음에 감사하고, 그 부활의 소망을 붙드시고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들이 다 되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은평의마을은 "은평의마을에서 생을 마감하는 노숙인들이 많은 만큼 이들의 영적인 돌봄과 복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거리의 이웃을 향한 변함없는 섬김을 다짐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최현] [영상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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