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존엄하다"던 고양시, 산황산 골프장 증설 계획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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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존엄하다"던 고양시, 산황산 골프장 증설 계획 고수

  • 2022-01-03 18:24

산황산 골프장 증설 허가 취소 요구하는 시민 천막농성에 '철수' 계고장 보내
고양시 시민, 목회자 등 산황산 평화기도회 개최
"나무권리선언 공표한 고양시, 산황산 나무 지켜야"
고양시 나무권리선언 "나무는 경제논리로 저울질 할 수 없는 생명의 존엄 갖는다"
산황산 600년 넘은 느티나무 등 골프장 개발 논리에 존엄 위협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라도 숲 지켜야"


[앵커]

새해 벽두부터 경기도 고양시 시민들과 목회자들이 지역의 산을 지키기 위한 기도회를 열었습니다.

산을 관할하는 고양시는 2년 전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나무권리선언을 공표했는데요.  8만 평에 이르는 지역의 산을 허물고 골프장을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고수하면서 수년째 주민들과 갈등하고 있습니다. 천수연 기잡니다.

[기자]

경기도 고양시의회 앞에서 오늘(3일) 산황산 골프장 개발을 반대하는 '산황산 평화기도회'가 열렸다. 경기도 고양시의회 앞에서 오늘(3일) 산황산 골프장 개발을 반대하는 '산황산 평화기도회'가 열렸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자리한 산황산은 고양시가 인근 골프장 증설을 허가하면서, 언제 사라질지 모를 위기에 놓였습니다.

시민들은 8년째 허가취소를 위해 시와 갈등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에는 시의회 앞에 산황산 골프장 증설 반대 천막을 치고 시장 직권으로 증설 허가를 취소할 것을 요구해왔습니다.

그러나 천막 농성 3년 간 시는 시민과의 대화 대신 천막을 철거하라는 행정대집행 계고장만 보냈습니다. 새해 벽두부터 기도회가 열린 이윱니다.

산황산 지키기에 동참하고 있는 고양시 교회와 목회자 등 기독교계는 산황산 평화기도회를 열고
자연에 평화를  호소했습니다.

"인간의 탐욕으로 자연이 훼손되고 정복되고 파괴되면서 숲이 사라지고 땅과 바다와 공기와 온갖 생명들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주님, 생명의 고통소리를 듣게 하옵소서."

기도회에 참석한 김경환 목사는 기후위기 시대의 가장 약한 존재는 자연이라면서, 성장과 개발을 멈추고 생태 숲을 지켜갈 것을 촉구했습니다.

[김경환 목사 / 동녘교회]
"도심 한 가운데 골프장이 아니라, 정수장 바로 옆에 골프장이 아니라 아이들과 손을 잡고 거닐 수 있는 생태 숲이 있기를 원합니다."

또 고양시장은 스스로 제정해 공표한 나무권리선언에 따라 산황산 나무들의 권리를 지킬 것을 촉구했습니다.

고양시는 지난 2019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나무권리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이재준 고양시장] - 2019년 3월 28일 '고양 나무권리선언 선포식'에서
"인간의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는 나무의 권리일지라도 인권과 마찬가지로 인정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이 나무권리 선언 1조에서는 나무는 경제논리로 저울질 할 수 없는 생명으로서의 존엄성을 갖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산황산에 자리한 600년 넘은 느티나무. 산황산에 자리한 600년 넘은 느티나무. 산황산 자락에 자리한 600년 넘은 느티나무를 비롯해 수많은 나무들이 골프장 개발이라는 경제논리 앞에 존엄을 위협받고 있는 셈입니다.

시민들은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라도 산황산의 숲을 지켜달라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조정 의장 / 고양환경운동연합]
"산황산을 다시 회복시키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 지역을 농업경관지역으로서도 살려나가는 그것만이 고양시를 기후위기에서 보호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CBS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 최내호 편집 이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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