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총연합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지난달 통합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채택했지만, 한기총 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통합 논의도 당분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앵커]
야심차게 추진했던 보수 연합기구 통합이 예상하지 못한 암초를 만났습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최근 임원회를 열고, 세계교회협의회 WCC를 거론하며, 한국교회총연합과의 기본합의서 채택 안건을 부결했습니다. 이승규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보수 연합기구 통합 논의가 무산될 위기를 맞았습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최근 열린 임원회에서 한국교회총연합 내 세계교회협의회 즉 WCC 가입 교단을 거론하며, 양측이 합의한 기본합의서 채택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김현성 임시 대표회장은 WCC는 통합의 본질이 아니라며, 기본합의서를 채택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홍재철 목사 등 일부 임원들의 격렬한 반대로 결국 기본합의서를 채택하지 못했습니다.
김현성 임시 대표회장은 "보수 연합기구 통합의 기회였다"며 "많이 아쉽고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현성 임시 대표회장은 또 4월 말을 전후해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차기 대표회장을 선출할 계획이지만, 신임 지도부가 통합 논의를 이어갈지 모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현성 변호사 /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임시 대표회장
"다만 문제는 대표회장을 선출하게 되면 지금 임시 대표회장이 진행해 놓은 결과물에 대해서 이어갈지 말지 (모르겠어요). 매우 아쉽죠. 안타깝죠. 통합을 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다 저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한교총과 한기총은 지난달 기본합의서에 서명하면서, 통합을 위한 첫발을 내딛었지만, 처음부터 암초를 만났습니다.
한기총 내 일부 임원들은 지난해 11월 열린 임원회에서도 WCC를 거론하며 통합에 부정적인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한교총은 이에 대해 보수 연합기구 통합 논의 과정에서 WCC는 논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한기총 내 이단 문제해결은 통합의 전제조건에 해당하지만, WCC는 성격이 다른 사안이라는 겁니다.
한기총 역시 더 이상 WCC는 거론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바 있습니다.
류영모 목사 /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21년 12월 24일)
"WCC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정확한 팩트가 아니고 인터넷에 떠도는 90%의 확인되지 않은 일들로 인해 오해들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고, 그런 이견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통합 논의 자리에) 아젠다로 올라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한기총의 이번 결정으로 보수 연합기구 통합 추진은 당분간 중단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기총 차기 대표회장 선거 결과에 따라 통합이 아예 무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교총과 한기총은 올해 안에 반드시 통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통합의 꿈은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기자 최내호 영상 편집 이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