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 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1%p도 되지 않는 역대 최소 표차로 당락이 갈리면서 국민 통합이 새 대통령의 1순위 과제가 됐다.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는 '제20대 대선 후 국민화합과 한국교회'를 주제로 12일 정책포럼을 개최하고, 윤석열 당선자에게 화해와 화합을 당부했다.
"미움, 상처 가진 대통령, 보복밖에 나올 게 없어"… 치유와 성찰 당부
주제 발제를 맡은 주도홍 교수(총신대 초빙교수, 백석대 전 부총장)는 20대 대선 과정에서 생긴 갈등과 상처를 화해하고 국민통합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고발사건이 120건에 달할 정도로 후보 진영 간 비방 경쟁이 극심해지면서 후보자 뿐 아니라 지지자들까지 모두 상처를 받았다"면서, 대선의 당사자들을 위한 치유의 시간을 갖고, 화해위원회를 설치해 화해와 과정을 가질 것을 제안했다.
주 교수는 "윤석열 당선자도 미움과 상처를 가진 채 대통령이 된다면 보복 밖에 나올 수 없다"면서, "치유와 성찰의 시간을 갖고 마음의 안정을 통한 평화로운 상태에서 대통령직을 시작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화해위원회 설치에 대해서는 "덕망있는 인사들로 화해위원회를 구성해 상대 진영에 대한 사과는 물론 국민을 둘로 분열시킨 점을 사과하고, 여야가 원수가 아닌 파트너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도홍 교수는 윤 당선자에게 겸손한 자세도 당부했다. "투표율(77.1%)을 감안하면 전체 국민의 3분의 2는 지지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이를 기억하고 겸손하게 국민의 뜻을 받들어 측근 인사를 배제하고 야당과의 협치로 화해와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화합을 위한 교회적 노력도 당부했다. 주 교수는 "불의한 시대, 갈등의 사회에서 교회가 하나님의 길을 찾는 것은 교회의 교회됨을 지키는 것"이라면서, "화목하지 못한 세상에서 한국교회는 평화의 사도직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파 초월한 인재 등용", "지역주의-양극화 극복 노력" 당부
토론 참여자들도 한결 같이 국민화합을 강조했다. 권순철 변호사(법무법이 SDG 대표)는 당파를 초월한 우수한 인재를 고르게 등용하는 포용력을 발휘해야 한다면서 "선거에 기여한 지분대로 자리를 분배하는 정부에 국민은 신뢰를 보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선거 기간 이뤄진 상호 고소 고발에 대해서는 "부정부패 사범과 선거 범죄 에 대한 수사는 철저히 이뤄져야 하지만 그 외의 것들은 신속히 취소하도록 결단해야 한다"고 말하고, 정치보복으로 인식될 과도한 수사를 경계했다.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김철영 사무총장은 후보들의 득표 양상을 통해 영호남 지역주의의 벽이 여전히 견고함이 드러났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정책과 인사, 예산 등이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심각한 양극화의 문제도 언급했다. 김 사무총장은 "윤 당선자는 서울 강남 3구에서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다. 압구정동 특정 지역에서는 90%의 지지를 얻는 등 이 지역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면서 한국사회의 국민화합을 위해서는 특정 계층의 지지를 받는 양극화 구도를 넘어서는 정책이 실현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