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교회총연합과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 임원들이 16일 울진 산불 피해 지역을 찾아 위로를 전했다는 소식 전해 드린 바 있는데요, 오늘은 집이 모두 불에 타 임시 거처에 머물고 있는 이재민들의 딱한 사정을 이승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울진 해뜨는교회를 출석하는 김유화 집사에게 지난 3월 4일은 악몽 같은 날이었습니다.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평생을 살아온 집이 불에 타는 장면을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김유화 집사 / 울진 해뜨는교회(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총회)
"그런데 그 멀리서(발화 지점) 여기까지 올 거라고 저는 생각을 못했어요. (외출했다) 와 보니까 이렇게..참 어이가 없는 거죠. 어이가.여기에서 평생을 살 거라고 생각했는데…"
김유화 집사는 이곳에서 평생을 살아왔다. 하지만 산불로 인해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렸다.김 집사가 집을 비운 사이 강한 바람을 타고 온 불씨 하나가 집을 태워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이 사라졌습니다. 집은 말 그대로 앙상한 뼈대만 남아 있어 화재 당시 무서움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김 집사는 89세 노모와 단둘이 살고 있었는데 천만다행으로 거동이 불편했던 노모는 이웃의 도움으로 대피할 수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김 집사는 2019년 울진에서 발생한 집중호우로 집이 물에 잠기는 등 피해를 입었고, 피해 복구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집이 불에 타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옷은커녕 숟가락 하나도 가져오지 못한 김 집사는 앞으로 일이 더 걱정입니다. 뼈대만 남고 다 타 버린 집을 다시 지어야 하지만, 보상금이 너무 적어 막막합니다.
김유화 집사 / 울진 해뜨는교회(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총회)
"나라에서는 돈을 그렇게 준다고 하니까 집이 완전히 저렇게 무너졌는데, 참 억울하죠. 억울해. 가만히 있다 당했으니까.."
김유화 집사 모녀는 전소 직후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총회 소속인 해뜨는교회에서 지내다, 노모는 부산으로 갔고, 김 집사는 마을 인근 임시 거처에 머물고 있습니다.
울진과 삼척·강릉 등에서 발생한 동해안 산불의 피해 면적은 축구장 3만 여 개를 모아 놓은 넓이로,역대 최다 피해를 기록했습니다. 360여 채에 달하는 주택과 교회 등 종교 시설 75곳이 산불로 피해를 입었습니다.
산불은 김유화 집사의 모든 걸 앗아갔다. 건질 게 하나도 없었다. 김유화 집사처럼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건 안정적으로 거주할 곳입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컨테이너를 제공한다고 했지만,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기 때문입니다. 울진 지역을 방문한 한국교회총연합 류영모 대표회장도 이재민들에게 가장 절실한 건 거주할 집이라며, 한국교회도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습니다.
류영모 대표회장 / 한국교회총연합
"가장 긴급한 것이 거할 곳이 없다는 거예요. 집을 잃어버렸으니까. 가능하면 우리 한국교회가 집 짓는 일에도 함께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산불로 하루 아침에 집을 잃은 이재민들이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입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기자 최내호 영상 편집 이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