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을 위한 노동자들의 교회'

  • 2022-04-27 17:57

'우리동네, 우리교회' (24) / 성문밖교회 편
성 밖에있는 사람들과 연대하며 살아가는 교회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 섬겨
지난주일 총회가 지정한 노동주일 예배
노동주일 1954년 제44회 총회서 지정
노동 현장 곳곳 찾아 예배와 기도로 위로
사회적 참사·기후위기 등도 관심
해마다 세월호 가족과 기념 예배 드려
사회적협동조합 연대…노숙인·농촌교회 도와
김희룡목사, 섬김은 '소명'…신앙 공동체가 중요


성문밖교회는 지난 주일, 통합총회가 정한 노동주일 예배를 드리고 노동자들을 위해 함께 기도했다. 성문밖교회는 지난 주일, 통합총회가 정한 노동주일 예배를 드리고 노동자들을 위해 함께 기도했다. [편집자 주]
 
각 지역 교회의 선한 사역을 소개하는 '우리동네, 우리교회'. 
 24번째 순서로 근로자의 날을 앞두고 노동자들을 위한 노동자들의 교회로 잘 알려져 있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자리한 성문밖교회(통합)를 만나본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영등포산업선교회 건물안에 있는 성문밖교회. 
 
성문밖교회는 말 그대로 성 밖에 있는 사람들과 연대하며 함께 살아가는 교회이다. 
 
성 밖에 있는 사람들, 그 가운데서도 노동자를 위한 노동자들의 교회, 더 나아가서는 모든 사회적 약자들을 섬기고 있는 교회. 
 
김희룡 성문밖교회 담임목사 김희룡 성문밖교회 담임목사 [김희룡목사/성문밖교회 담임]
"성문밖교회는 영등포산업선교회 역사부터 시작을 해야 되겠지만 성문밖교회만 독립시켜서 이야기를 한다면 1977년 영등포노동교회라는 이름으로 설립이 된 교회입니다. 그때의 성문밖교회는 노동자들을 위한 노동자들의 교회라고 정의할 수가 있을 것 같고요, 1983년도에 이름을 영등포노동교회에서 성문밖교회로 바꿉니다. 그렇게 되면서 노동자들을 위한 교회라고 하는 정체성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노동자들만을 위한 교회가 아니라 보다 폭넓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교회가 된 거죠."
 
여느 교회보다도 노동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성문밖교회는 지난주일, 예장통합총회가 지정한 노동주일 예배를 드렸다. 
 
아시아나케이오 김하경노동자도 노동주일 예배에 함께했다. 아시아나케이오 김하경노동자도 노동주일 예배에 함께했다. 이번 노동주일 예배에는 코로나가 터지면서 가장 먼저 해고의 직격탄을 맞은 아시아나케이오 김하경 노동자도 함께했다.
 
설교는 성문밖교회 송다윗 집사. 
 
송집사는 '그리스도인의 노동과 자유'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창조가 바로 노동의 원형임을 깨달을 때 우리의 노동은 비로소 창조적인 노동, 생명을 살리는 노동, 의무로서 억지로 하는 노동이 아니라 자신의 노동을 스스로 향유하기 위해서 하는 자유로운 노동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전했다. 
 
오후에는 또, 양평동교회에서 영등포산업선교회와 함께 노동주일 예배를 드렸다. 
 
노동주일은 예장통합총회가 지난 1959년 제44회 총회에서 지정했다. 
 
열악한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위로하고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서이다. 
 
노동자를 위한 노동자들의 교회.
 
성문밖교회 성도들은 해고 노동자들의 현장 곳곳을 찾아 예배와 기도로 함께하며 그들을 위로하고 있다. 
 
[김희룡목사/성문밖교회 담임]
"사실 노동을 하면서 일을 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해고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큰 참사하고 재난이거든요. 그래서 해고당한 노동자들의 재난 현장에 가서 함께 기도하는 것, 그리고 함께 예배하는 것, 그리고 또 그분들이 용기와 힘을 잃지 않도록 곁에서 동행하는 것 이런 사역들을 하고 있습니다." 
 
성문밖교회는 노동자들의 투쟁 현장 곳곳을 찾아 예배와 기도로 함께했다. 성문밖교회는 노동자들의 투쟁 현장 곳곳을 찾아 예배와 기도로 함께했다. 성문밖교회가 연대한 노동현장은 옛 동양시멘트, 목동 열병합 발전소, 국내 최장기 농성장인 콜트콜텍 등이다.
 
[김희룡목사/성문밖교회 담임]
"국내에서 최장기 농성이 있었다고 하면 콜트콜텍이라고 하는 기타 회사, 그리고 콜트 악기 회사가 10년 넘게 농성을 이어가고 있었어요. 그래서 맨 마지막 농성에 저희 성문밖교회와 여러 기독교 단체들이 농성을 마무리할 때까지 곁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이 아주 기억에 남습니다."
 
성문밖교회는 노동현장뿐 아니라 사회적 참사와 기후 위기 등에도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 
 
김희룡담임목사가 성문밖교회에 부임한 때가 마침 세월호 참사가 있던 지난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추념예배 세월호 참사 추념예배 김목사는 당시 세월호 가족들과 연대하기 위해 동행그룹을 만들었고, 매년 기념예배를 드리며 위로의 시간을 갖고 있다.
 
이 외에도 5.18 기념예배, 전태일 기념예배, 최근 들어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면서 환경주일예배까지 한국사회의 역사와 사회적 이슈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보듬어 가고 있다. 
 
지역사회 섬김에도 분주하다. 
 
한국 최초의 노숙인을 위한 협동조합인 '노느매기 사회적협동조합'.
 
김희룡목사가 이사로 참여하고 있어 성도들도 뜻을 같이하며 노숙인들을 돕고 있다. 
 
한국최초의 노숙인을 위한 사회적협동조합 노느매기한국최초의 노숙인을 위한 사회적협동조합 노느매기성문밖교회는 생활협동조합과 연대해 농촌교회를 돕고 있다. 성문밖교회는 생활협동조합과 연대해 농촌교회를 돕고 있다. 생활협동조합을 통한 농촌교회살리기 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배재석/행복중심서로살림농도생협 상무이사]
"사실은 농촌에서 농촌 교회들이 되게 어렵죠. 거기 교인들이 다 농사를 짓고 있지만, 지금 농사짓는 분들이 제값을 못 받고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것을 제값에 사는 운동들을 하고 있어요. 성문밖교회도 그런 일원으로 교인들에게 판매를 해서 제값을 받게 해주는 그런 운동들도 하고 있죠."
 
이처럼 성문밖교회가 하고 있는 다양한 섬김에 대해 특별한 것이 아닌 소명이라고 말한 김희룡목사. 김목사는 무엇보다도 신앙 공동체가 가장 중요한 사역이라고 강조한다. 
 
[김희룡목사/성문밖교회 담임]
"성문밖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리면서 우리의 신앙이 교회 안에만 갇힌 신앙이 아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실제적인 삶의 자리에서 어떻게 발현될 수 있는지 또는 실현될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는 그런 신앙 공동체 사역이 저희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성문밖교회가 남들이 안 하는 그런 사역을 하고 있다고 해서 거기에 대해서 우리는 더 우월하다 그런 생각은 전혀 갖고 있지 않고 그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그리고, 특별한 어떤 현장, 특별한 상황 속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그런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성문밖교회는 매년 노동주일 기념예배를 비롯 세월호 참사, 5.18민주화운동, 전태일 열사 기념예배 등을 드리고 있다. 성문밖교회는 매년 노동주일 기념예배를 비롯 세월호 참사, 5.18민주화운동, 전태일 열사 기념예배 등을 드리고 있다. 신앙공동체로, 노동자들의 인생의 동반자로, 또 소외된 이웃들의 안식처로 불혹의 나이를 훨씬 넘은 성문밖교회.
 
17살의 어린 나이에 서울로 올라와 공장에서 일하며 힘겹게 살아온 송효순집사. 
그녀는 성문밖교회가 삶의 동반자라고 고백한다. 
 
[송효순/성문밖교회 집사]
"성문밖교회는 제 인생의 동반자, 저희 가족보다 더 오래한 인연, 그리고 제 삶의 동반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힘들게 일하고 또 거기 가면 목사님들이 저희를 편안하게 맞아주시고 또, 다른 노동자가 있고 또, 그곳에서 서로 위로하고 위로받는 그런 공동체였었어요."
 
오래전 신문 배달 처였던 성문밖교회를 뒤늦게 알게 돼 10년째 섬기고 있는 택배 노동자 한산석집사. 그는 교회가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큰 힘이 됐다고 회고한다. 
 
[한산석/성문밖교회 집사]
"교회를 다니면서 일을 하는 게 뭐랄까요. 조금 훨씬 제 자신에 대해서 만족스럽고 행복하고 또 여러 가지 뭐 어려움 같은 거 상처라든지 그런 게 훨씬 더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고 힘이 되고 위로가 되고, 다 성문밖교회 교우들의 덕분이라고 생각 합니다."
 
이 땅의 수많은 노동자들을 기억하는 노동주간. 
 
성문밖교회의 어머니라 할 수 있는 영등포산업선교회는 노동자들의 고통과 아픔을 온 교회가 공유하고 기도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손은정 영등포산업선교회 총무 목사 손은정 영등포산업선교회 총무 목사 [손은정/영등포산업선교회 총무 목사]
"산재로 죽어가는 노동자들의 아픔, 이 현실을 모르고서는 우리 교회가 공적인 역할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온 교회가 이 노동 문제에 심각성 혹은 또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들을 함께 공유하고 고민하고 기도했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저희의 소망이 있습니다."
 
[영상기자 / 이정우·정용현, 영상편집 /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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