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선 초기에 만들어진 한글은 양반 지식인들로부터 천대받아 보편적으로 사용되지 못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40년 전 처음 한글로 번역된 성경은 기독교인들의 신앙 생활은 물론 한글 보급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대한성서공회와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가 26일 존 로스 선교사의 한글 성경 번역 140주년을 맞아 학술 심포지엄을 열었습니다. 최경배 기잡니다.
[기자]
존 로스의 한글 성경 번역 14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심포지엄이 열렸습니다.
대한성서공회와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는 한국의 첫 조직교회인 새문안교회에서 '존 로스의 한글 성경 번역이 한국 교회와 사회문화에 끼친 영향력과 과제'를 주제로 학술 심포지엄을 열었습니다.
학술 심포지엄은 UCLA 옥성득 교수가 '존 로스와 한국 개신교'를 주제로 영상강의로 기조발표를 맡는 등 최초의 한글 번역 성경의 특징과 사회적 영향 등을 짚어보는 자리였습니다.
[녹취]
(옥성득 교수 / UCLA 교수)
"(한글 성경은)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한국기독교 민족주의의 기초가 되죠. 그래서 민중, 민주, 민족이 만나는 새로운 근대 국가 형성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1882년 140년 전 한글 성경의 출판은 바로 한국 근대의 시작이고 한국 근대 국가의 시작이고 한국 근대 민족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세종대왕은 백성들이 쉽게 정보를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5세기에 한글을 창제했습니다.
하지만, 한문을 중시하던 양반 지식인들은 한글을 천대했고, 훈민정음이 창제된지 450년이 지난 1894년에야 한글은 공식 언어로 인정됐습니다.
그런데 한글이 나라의 공식 언어로 인정되는 과정에서 한글로 번역된 성경의 영향이 컸습니다.
1882년 3월 존 로스 목사가 중심이 돼 번역한 최초의 한글 성경은 복음 전파는 물론 한글 보급과 정착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녹취]
(권의현 사장 / 대한성서공회)
"존 로스의 한글 성경은 최초의 한글 성경이라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순 한글로 '하나님의 말씀'을 번역하고 출판,보급하였다는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한글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하나님의 말씀'을 읽을 수 있었으며, 이 성경을 바탕으로 한국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한글 성경은 당시의 표기와 음운, 어휘, 문장의 특징을 그대로 담고 있어 국어학적으로도 의미있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CBS뉴스 최경배입니다.
(장소) 존 로스 한글 성경 번역 140주년 기념 학술 심포지엄 / 26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
(영상기자 / 이정우, 편집 /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