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남겨두고 온 가족들에 대한 걱정에 더해 정착과 교육 등 현실적인 고민들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오요셉 기자가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전쟁의 직접적인 위험에선 벗어났지만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마음은 편할 수가 없습니다.
가장 큰 걱정은 우크라이나에 남겨두고 온 가족들입니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민간인이 2만 명까지 사망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등 민간인 피해가 커지면서 마음은 더욱 무겁습니다.
폴란드의 한 호텔에 마련된 임시 난민 숙소에서 지내고 있는 스베트라나씨와 그녀의 가족들. 이들은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초토화된 마을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제는 돌아갈 곳이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또, 쌍둥이 아이들의 건강과 교육이 가장 걱정된다고 말했다.난민들을 "여전히 전쟁의 위험 한가운데 있는 가족들을 매일 생각한다" 며 "환하게 웃는 법도 잊어버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나스타샤 / 우크라이나 난민]
"우리는 지금 우크라이나가 어떤 상황인지,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어떠한지,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지, 어린이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매일 생각하며 울고 있습니다."
[스베트 라나 / 우크라이나 난민]
"얼마 전에 결혼을 했어요. 남편이 너무 걱정되고, 아이들이 너무 걱정돼서 어머니가 아니었으면 (우크라이나를) 나올 생각을 못 했을 거예요. 우리 가족이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고민과 걱정이 너무 많아요. 너무 힘들어요."
간이침대들로 가득 찬 폴란드 바르샤바에의 한 난민 캠프. 거대한 국제 박람회장 공간 전체를 임시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정착지를 찾지 못해 이곳에서 두 달 넘게 생활하는 이들도 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현실적인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난민 캠프나 임시 숙소에 머물며 지원에만 의존할 순 없기 때문입니다.
캐리어 하나와 손가방만을 든 채 시작한 피란생활은 어느새 두 달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전쟁 상황 속에서 자녀들의 교육 문제, 일자리 찾기 등 안정적인 정착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율리아 / 우크라이나 난민]
"아들과 단둘이 이곳에 있고, 아들은 지금 9학년이에요. 이제 많이 컸어요. 아이가 심리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나왔어요. 우리는 전쟁이 아주 빨리 끝날 줄 알았어요. 이곳도 좋은 곳이지만 항상 집으로 가고 싶어요."
[베로니카 17세 / 우크라이나 난민]
"아버지는 우크라이나에 있어요. 집도 짐도 그냥 놓고 왔어요. 여기서 엄마와 동생들을 돌보고 있어요. 우리가 지금 폴란드에 한 달 동안 있었는데, 어디로 갈지 계획이 없어요."
폴란드 바르샤바에 위치한 난민 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아동이 장난감을 들고 밝게 웃고 있다. 최근 폴란드에선 우크라이나 아동들의 교육이 중단되지 않도록 폴란드 정규 교육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지난달 '임시보호명령'을 발동해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최대 3년 동안 EU 회원국에 머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의료, 교육 서비스와 취업 접근권 등도 보장하며 적극적으로 난민을 품어 나가고 있습니다.
[베로니카 7세 / 우크라이나 난민]
"(폴란드 학교에서의) 공부가 쉽지는 않아요. 그래도 이제 막 시작하고 있어요."
하지만 향후 전쟁의 양상에 따라 다시 대규모 난민이 발생할 수 있는 데다, 유럽 국가들의 난민 수용 능력도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어떻게 보살필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협력이 절실한 때입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정선택] [영상편집 두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