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대천덕 신부(1918-2002년)가 강원도 태백 예수원에서 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대천덕 신부 추모영상 캡쳐[앵커]
우리사회 토지정의 운동을 펼쳤던 성공회 대천덕 신부가 별세한 지 20년이 됐습니다.
신학생들에게는 기도와 노동을 강조했고, 우리사회 빈부 격차 해소를 위해 부동산 투기를 바로 잡아야한다고 외쳤던 벽안의 대천덕 신부 생애를 돌아봅니다.
이승규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한국전쟁 후 성공회 신학교 재건을 위해 한국에 들어 온 뒤 한 평생 낯선 한국에서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했던 대천덕 신부.
예배시간 국악 찬양만 나오면 덩실덩실 춤을 췄던 일화는 대천덕 신부가 얼마나 한국을 사랑했는 지 짐작하게 합니다.
대천덕 신부가 별세 한 지 20년이 흘렀지만, 우리 사회와 성공회 신학에 끼친 영향력은 적지 않습니다.
특히, 대천덕 신부가 생전에 우리사회 빈부 격차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부동산 투기 문제를 지적했던 사실은 대천덕 신부가 얼마나 우리 사회 구조에 대해 잘 알고 있었는지 말해줍니다.
[녹취] 대천덕 성공회 신부(1918년-2002년) / 생전 영상
"땅을 개인의 것이라고 이름 붙였지만 실제로는 나라의 것인 줄 알고 성경에서는 하나님의 것이라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각 나라에 땅을 나누어주셨어요."
대천덕 신부는 실제로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역대 대통령들에게 토지보유세 개혁이 한국의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필 편지를 보냈습니다.
[녹취] 이성영 대표 / 희년함께
"대천덕 신부님은 성경의 희년사상과 헨리 조지의 토지가치공유사상의 공통점을 확인하고 한국교회와 사회에 희년사상에 기초한 성경적 토지 정의와 성경적 토지정의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헨리조지의 토지가치공유사상을 돌아가실 때까지 30년 넘도록 쉬지 않고 외치고 가르치셨습니다."
기도와 노동의 삶을 통한 사제 교육은 대천덕 신부가 남긴 또 다른 유산입니다.
1957년 성공회대 전신인 성 미가엘 신학원 초대 원장으로 재직 당시 대천덕 신부는 캠퍼스에 배추 밭을 조성해 신학생들과 땀을 흘렸습니다.
기도와 노동의 균형잡힌 영성은 1965년 강원도 태백의 예수원 설립으로 이어졌습니다.
[녹취] 유낙준 모세 대전교구장 주교/ 대한성공회
"육체 노동이 인간을 변화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죠. 그래서 대안학교 중에 최고의 대안학교를 구상했고 그것을 실천하셔서 하나님의 사람, 사제를 양성하려고 했던 게 대천덕 신부님의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성공회는 故 대천덕 신부 별세 20주기를 맞아 고인의 땀과 기도가 서린 성공회대에서 추모 성찬례와 기념식수 시간을 가졌습니다.
CBS뉴스 이승귭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편집 서원익